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증인심문에서 이 회장의 개인돈으로 임직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진행된 이날 증인심문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CJ 임원인 S씨는 이 회장이 주는 격려금을 받았으며, 격려금은 주로 주식과 현금으로 받았고, 생활비에 썼다고 증언했다.
그는 격려금을 준 이유에 대해 "그룹 핵심인력으로 성과를 내고, 그룹 발전에 도움이 되라는 의미로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회장 개인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기 위해 준 것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S씨는 자신이 부친상을 당했을 때, 공식적인 격려금 외에 이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으며, 겉봉투에 'CJ그룹 회장 이재현'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006년 CJ푸드에서 서울시내 학교급식을 하는 과정에서 식중독 사건이 발생해 CJ계열사에 대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이 문제가 해결돼 1억원의 격려금을 이 회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이 회장이 개인 자금 24억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자금이 회사의 공식자금이었다면 자신이 받은 격려금에 대해 세금도 떼고 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비공식자금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진술했다.
이어진 증인심문에서 CJ 전직 직원인 M씨 역시 이 회장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았고, 그 돈의 성격에 대해 이 회장 개인자금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증언은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회사 경영을 위한 용도로 쓰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재판부가 정상을 참작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호인측은 증인심문 후 다음 기일에 당시 자금관리 실무를 책임졌던 한 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한 씨가 당시 재무팀 금고 안에 있던 자금이 이 회장의 개인자금과 부외자금으로 엄격히 분리돼 관리됐다는 점과 사용처에 대해서도 사적인 자금은 이 회장의 개인자금에서, 공적 자금은 부외자금에서 지출됐다는 점을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씨가 미국법인에 근무하고 있어 일정을 고려해 다음 기일을 7월 10일로 잡아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날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해 보겠다고 밝히면서, 다음 기일에 변호인측이 신청한 한 모씨와 일본부동산 관련 증인으로 이 모씨를 불러 증인심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