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헌법적 판결, 교원노조법 개정 추진"
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환영한 반면 야당은 "반헌법적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해 10월 해직 교사들의 전교조 가입을 허용하는 규약을 고치지 않은 전교조에 대해 교원노조법상 노조가 아니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정부가 문제 삼은 노조법 조항이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이미 권고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교조는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며 "사법부 스스로 행정부 시녀라고 고백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법원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교조에 대해 "해직교사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규약을 만들어 현행 교원노조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를 하였으며, 선거법 위반 등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아 해직된 교원까지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의 집단인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며 "전교조는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일제히 법원 판결을 비난하며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되찾기 위한 교원노조법 개정 등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부끄럽고 망신스런 일이다. 이번 일로 우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또 다른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게 됐다"며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줄여나가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켜 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헌법적 가치도, 국제사회의 우려도 외면한 이번 사법부의 결정은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시대적 가치를 후퇴시킨 부끄러운 정치적 판결로 기록될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되찾고,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 권리를 되찾기 위해 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 법률지원단장이기도 한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오늘 서울 행정법원의 판결은 6만 명의 합법적인 조합원은 도외시하고 9명의 해직교사, 오로지 그 하자만을 가지고 법외 노조로 처분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판단"이라며 "이 판결은 주장 자체로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사법부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의당은 학교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들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며 정당한 권리를 짓밟으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맞설 것이며 심상정 원내대표가 발의한 전교조 지위 보장을 위한 교원노조법 개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대한민국의 노동기본권과 인권이 땅에 떨어졌음을 만천하에 공표한 수치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조합원의 자격을 국가가 법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노동 3권 중 단결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3명의 진보교육감은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중 8명은 전교조 출신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교육부와 지방정부 진보교육감 사이의 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