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소득이 없으면서도 부모로부터 거액을 증여받아 고급 오피스텔 등에 전세로 거주하는 50명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은 강남이나 분당, 판교 등 집값이 높은 지역에 10억원 이상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거주하고 있으며 연령, 직업, 신고소득에 비해 전세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 중 지자체에 전세금 확정일자 신고나 전세권 설정을 하지 않아 세원포착이 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자녀가 부모한테 전세금을 증여받은 것을 조사하는 것 외에도 사업소득 탈루가 확인되면 사업장 등에 대해서도 조사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父子 간 거래, 회사 거래로 위장 = 아버지로부터 고액의 전세자금을 증여받고 이를 숨기고자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과 아버지 간의 자금거래를 이용해 위장한 사례다.
아들인 A(35세, 男)는 지난 4년간 3억원 이외에는 소득이 없으나 전세금이 16억원이나 하는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금융자산 8억원 및 골프회원권 등 보유하고 있었다.
A가 자산가인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수차례 00억원을 차입한 후 상환할 때 일부금액은 A의 계좌로 입금하고도 장부상으로는 아버지에게 상환한 것으로 위장 처리했다. A는 입금된 금액을 전세보증금 및 금융자산 취득 등에 사용했다.
국세청은 탈루한 증여금액에 대한 증여세 수 십억원을 추징했다.
□ 父 돈 받고도, 대출로 위장 = 자금출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자산가인 아버지가 자녀에게 고액 전세금을 증여하고도 자녀가 대출 받아 지급한 것으로 위장한 사례.
전세금 25억원의 고가주택에 거주하는 B(33세, 女)는 부부소득이 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받은 15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이 상당한데도 고급 승용차와 유명 헬스클럽 회원권 등을 보유했다.
자산가인 아버지가 결혼한 자녀 B의 고액 전세금 중 일부는 현금 증여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주거래은행과 협의(집주인 동의)해 자녀B 명의로 전세주택에 근저당을 설정한 후 금융대출을 받아 지급했다.
아버지는 즉시 금융대출을 상환하고도 근저당권은 해지하지 않아 마치 자녀의 금융대출로 전세주택 전세금을 지급한 것처럼 위장했다.
국세청은 탈루한 증여금액에 대한 증여세 수 억원을 추징했다.
□ 대부업자 父,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 대부업자인 아버지가 회수한 사채원금 중 일부를 대손처리하고 제3자가 빌려주는 형식으로 자녀에게 고급빌라 전세금 등 편법 증여한 사례도 있었다.
전세금이 23억원이나 하는 고급빌라에 거주하는 C(34세, 男)는 대부업자인 아버지의 회사에서 받는 7000만원의 급여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골프회원권, 고급승용차 등 구입하여 호화생활을 했다.
아버지는 유흥업종사자를 상대로 회수한 사채원금 중 일부를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변칙처리하는 방법으로 소득금액 XX억원을 신고누락한 후, 제3의 대부업자를 통해 C에게 빌려주는 형식으로 고급빌라의 전세금 등을 편법 증여했다.
국세청은 탈루한 사업소득 및 증여금액에 대한 소득세 및 증여세를 추징했다.
□ 아버지 계좌 관리하던 아들이… = 아들이 아버지의 증권계좌를 장기간 관리하면서 수시로 출금해 고급오피스텔 전세금 등으로 사용한 사례도 국세청에 적발됐다.
전세금 12억원인 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D(34세, 男)는 뚜렷한 직업이 없는데도 5억원의 고급 스포츠카를 소유하고 연 1억원 이상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의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D는 자산가인 아버지의 증권계좌를 장기간 관리하며 수시로 운용자금을 출금하는 과정에서 세원포착이 안되도록 수차례 일정규모 단위로 현금을 인출해 고급 오피스텔의 전세금 및 고급 스포츠카 구입자금 등에 사용했다. 국세청은 탈루한 증여금액에 대한 증여세를 추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