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올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수익성 저하, 부채비율 과다로 재무구조개선 명령을 받은 것에 대해 철강업계는 남의 일이 아니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이 지적한 수익성 저하 문제는 중국의 덤핑공세로 전세계 철강업체 모두가 겪고 있는 위기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철강업계가 정부에 중국의 덤핑을 제재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는데 중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타 산업과의 마찰을 우려한 정부측에서 적극 나서지 못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이자, 상환기한 어겨본 적 없다" "페럼타워 매각 안한다"
금감원은 동국제강의 2013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실시한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부채비율 213%로 권고기준인 200%를 13%p 초과하고 영업이익률은 1%대로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정을 맺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측은 부채비율이 기준을 초과했지만 그 정도가 미미한데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자 지급이나 차입금 상환 기한을 어겨 본적이 없는만큼 자구노력 약정까지 체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업계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 문제가 없었던 멀쩡한 회사를 정량적인 지표만으로 부실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약정 체결때문에 사옥매각 등 시장에 각종 억측들이 난무해 오히려 재무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약정체결을 전후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유상증자, 감원 등의 추측들이 나돌았다. 이러한 추측들에 대해 지난 9일 장세주 회장은 페럼타워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정리했으며 15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국제강 측은 수익성 평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업계 전반의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2012년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작년 한 해 혹독한 원가절감과 생산량 조절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적자회사를 흑자로 만들었는데도 이익률 수치만으로 수익성을 평가해 경영개선을 위해 애쓴 직원들의 실망감이 크다"고 아쉬워 했다.
동국제강 최근 2년 분기별 영업실적(단위: 억원)
자료 : 동국제강 분기보고서
■ 중국산 철강 덤핑에 정부 적극 나서달라
철강업계에서도 전세계 철강업계가 침체를 겪고 있는 때에 정부가 수익성을 잣대로 철강회사의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철강업계의 수익성 저하는 중국 철강업체들의 무분별한 덤핑 공세때문"이라며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정부에 반덤핑제소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의 철강덤핑은 세계적으로도 골칫거리로 통한다"며 "통상정책이 강화되는 최근 각국 정부도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철강업체 한 임원은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조선,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주요 산업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최근에는 정부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중국의 막대한 물량공세와 맞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업체에 대해선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업종 특성과 세계 철강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감안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