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명예퇴임, “38년 앞만 보고 달린 공직자로서 행복했다”
“38년 동안 공직자로서 앞만 보고 달리다가, 퇴임에 이르러서야 공직생활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며 행복한지 그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작은 사건들이 쌓여 시간을 만들고 시간이 쌓여 역사를 만들 듯 앞으로 새로운 시간과 싸우며 또 다른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인터넷 세금납부제도의 도입과 압류공매시스템의 개발 등 납세자권익과 국세행정 발전에 뚜렷한 족적(足跡)을 남기며 국세청 후배직원들의 귀감이 돼 왔던 하영표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이 27일 새로운 시간과의 도전을 다짐하며 국세청을 떠났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하 국장은 지난 1976년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조세심판원 뿐만 아니라 일선세무서와 부산·중부·서울지방국세청과 국세청 요직을 차례로 거친 인물.
무려 38년 이라는 기나긴 공직생활 내내 그는 후배들로부터는 자기관리가 엄격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통하는 리더로 깊은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
하영표 국장은 27일 오전 중부지방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명예퇴임식에서 “지난 38년 동안 공직을 천직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며 “지금까지 큰 허물없이 공직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와 가족들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미숙했던 점과 실수도 있었지만, 업무수행에 대한 자긍심과 성취에 대한 기쁨이 더 컸다”며, “돌이켜보면 공무원이었던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행복했는데, 퇴임에 이른 지금에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소회했다.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무원은 공무원다워야 한다”며 “건전한 상식을 갖고 원칙과 기본을 지키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또 “일처리를 할 땐 합리성과 타당성을 견지해야 한다”며 “공직사회에서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이 안되는 일을 납세자들에게 적용하거나 강요해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이와 함께 “지금껏 공직에 있으면서 자녀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한번도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회한으로 남는다”며 “소중한 직장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자신과 가정에 좀 더 신경을 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학영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치사를 통해 “하 국장은 국세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압류공매시스템 개발과 고액조세소송사건 초기 대응 등 국세행정의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며 “국세행정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 모습을 간직하겠다.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치하했다.
그는 하 국장이 지나온 보직마다 이뤄놓은 업적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공직자의 귀감이 되는 하 국장의 지나온 모습을 자양분 삼아, 중부지방국세청을 기본에 충실하고 또 납세자를 배려하는 중심 지방국세청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동안 하 국장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며 “하 국장의 앞날에 더 큰 발전과 행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이날 명예퇴임식에는 하영표 국장의 아내인 김혜자 여사와 장남 부부 그리고 장녀 등 가족들이 함께 했으며,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받은 기업인 등 하 국장의 지인 1여명이 행사를 지켜보며 명예로운 퇴임을 축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