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지원 놓고 극명하게 갈린 '찬반' 논란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 등 논의…올해 세법안 반영 가능성
"경영권이 가족에 한정되는 경우 유능한 외부인재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가업승계 지원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가업을 승계하는 것에 대해 '부의 세습'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부자감세'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반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로 가업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가업승계 지원에 대한 찬성론자들도 상당수다.
정부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대물림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승계한다는 취지에 따라,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가업 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여기에 사전증여 특례제도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가업승계 지원에 '찬반' = 이렇듯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놓고 '찬반'이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옥동석)이 26일 '가업 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증여세 운영 방향'이라는 주제로 공청회 자리를 마련했다.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현행 가업승계지원에 대한 문제점이 없는지 등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가업승계 지원을 놓고 부의 세습이라는 반대론과 기술 대물림이라는 찬성론으로 극명하게 대립했다.
반대론 입장에서는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혜택으로 인한 비용절감보다 경영능력 저하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혜택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납세자나 과세당국 모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반면 찬성론 입장에서는 '가족간에만 전수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계속 전승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본인·대리인 문제가 가족간에는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간에 계속 유지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가업승계 지원에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손질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 가업상속공제·사전증여 과세특례 변화 생기나 = 우선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대폭 확대된 적용대상(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과 공제율(100%), 공제한도(500억원) 등을 확대하거나 도리어 완화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함께 제시됐다.
또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요건에 미달한 기업에 대해 세금을 장기간 나누어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거론됐다.
가업상속 공제제도(500억원)에 비해 한도가 적은 사전증여 특례제도(30억원)를 가업상속 공제제도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사전증여 과세 특례는 생존자의 '선택 행위인 증여'에 대한 혜택인 점을 감안해, '불가피한 사망에 따른 상속'과 동일하게 취급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방안도 언급됐다.
아울러 중장기 상속·증여세제 운용 방향과 관련해 소득세율 수준을 고려한 세율 수준 하향 조정 등을 개선 방안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안을 토대로 협의·보완 절차를 거쳐 정부의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