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朴대통령 발언 적극 옹호…인사청문제도 개선 거듭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높아진 검증기준을 통과할 사람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인사청문회 때문에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켰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야당이 일제히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실패는 개인의 실패가 아닌 주권자인 국민의 실패"라며 "높은 청렴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국가에 봉직한 공직자들과 각계 전문가, 나아가 국민 전체를 폄훼한 것과 진배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김덕중 초대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여야 모두에게 도덕적 자질을 인정받았다. 단적으로 '잘한 인사'라는 평가까지 뒤따랐다"며 "'인사도처유상수' 인사 대상 도처에는 숨어있는 고수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분들을 찾는 수고를 청와대는 결코 아끼지 마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지적했다.
'인사도처유상수'는 '인생도처유상수'(세상 어디에나 고수가 있다)라는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이 지은 말을 각색한 것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인사 참극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최소한의 책임감은커녕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며 "정 총리 유임만큼이나 충격적인 변명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의 문제가 털어서 나오는 먼지 정도란 말인가. 문창극 총리의 반민족적이고 건국정신을 전면 부정한 발언이 밝혀진 것이 억울한 신상털기 때문에 드러난 일이란 말인가"라며 "김명수 장관 내정자는 대한민국 교수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부도덕한 범죄행각을 종류별로 다 보여주었다. 뒤늦게나마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의 차떼기 행각이 밝혀진 것은 이 나라를 위해 천만다행한 일 중 하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부내각을 온갖 비리 범죄자로 채워서 나라 꼴 망칠 생각이 아니었다면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다. 무서운 궤변"이라며 "설마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노골적인 친일행각, 제자논문 가로채기, 위장전입 등이 총리 및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는 것인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을 모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적극 동조하며 인사 청문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현재 대한민국의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자극적인 신상털기로 공직 후보자의 업무능력은 제대로 검증해 볼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며 "특정 인물을 미리 지목해 온갖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 성사조차 불투명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는 인사청문회 절차 자체를 국회의원 자신이 무력화시키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은 그 누구도 통과하기 어려운 '인사청문회 검증시스템'"이라며 "이번 총리 유임 결정을 계기로 인사청문회 시스템을 비롯한 인사 제도 개편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