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과열양상·인사참사, 이준석 앞세워 쇄신이미지 한 번 더
새누리당이 박근혜정부의 잇따른 ‘인사 참사’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혁신'키워드를 다시 내걸며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7.30 재보선을 보름여일 앞두고 치러지는 7.14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당 내분까지 치달아가는 상황이 되자, 지도부는 당 혁신 기구를 공식 출범하고 쇄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혁신 키워드는 현재 147석인 상황에서 7.30 재보선을 통해 4석 이상 승리하지 못할 경우 과반의석을 잃게 되어 박근혜 정부 하반기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되어 원내 과반 의석 '사수'라는 절박함도 베어있다.
□ 당권경쟁 서청원-김무성 신경전 점입가경…혁신위 통해 후보 검증 = 서청원-김무성 당권주자들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유명산 등산모임 줄 세우기, 독선 기미 발언 논란 등으로 서로를 향해 생채기를 내고 있다. 서 의원은 '화합과 혁신', 김 의원은 '반드시 캠프', '미래로 투어' 등 변화를 상징하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서로를 향한 물어뜯기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에 당이 혁신기구의 쇄신 이미지를 통해 분란을 희석시키고 7.30 재보선에서 변화된 새누리당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당 혁신위' 출범을 지휘한 윤상현 사무총장은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과 정부의 위기다. 우리는 민심을 잃지 못하고 있고 민심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7.14 전대의 화두가 혁신이다.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 우리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하면 생존할 것이고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당 혁신위 출범을 알렸다.
윤 사무총장은 당 혁신위에 대해 "7.14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들을 대신해 당 대표 후보들에게 당의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당 대표 후보들을 검증하고 전당대회 이후에 선출된 당 지도부에게 당과 정치혁신을 위한 실천방안을 약속하고 실천하도록 강제시키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약칭 새바위) 위원장에 전 비대위원인 이준석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를 임명하는 등 파격을 보였다. 위원에는 정병국, 황영철, 김용태, 강석훈 의원,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과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이윤철 항공대 교수, 김대식 열린 연구소 대표에 회사원인 최기영 씨와 주부 윤보현 씨까지 10명이 포함됐다.
□ 선거 앞두고 '혁신'카드 또 꺼내, 이준석 "미련 없이 할 것" = 하지만, 새누리당의 '혁신'키워드는 기시감이 들 정도로 낯이 익다. 과거 이명박 정부 임기 말 2012년 총대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당이 위기였을 때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비상대책위를 가동, '뼈를 깎는 쇄신'을 외치며 당명에서부터 당헌당규를 바꾼 바 있다.
'경제민주화-복지-일자리'라는 트라이앵글 민생정책을 새누리당의 제1 과제로 삼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5개월이 된 지금, 공약이 후퇴된 상태다. 또한, 비대위원장 시절 박 대통령의 깜짝 용병술은 신선함과 쇄신 의지를 돋보이게 했지만 현재의 박 대통령의 인사는 '참사'로 역대 정권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다시 고개를 내민 '혁신'카드가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이에 조해진 비대위원은 "과거 어려운 선거에서 국면 돌파를 위해 이벤트성으로 혁신 기구가 뜨고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기구만 앞서가는 혁신 활동이 아니라 모든 당원이 주체적 참여해 행동으로 보이는 혁신이 되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당 혁신위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은 것을 알려진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새누리당은 이대로 가면 몇 년 후 침몰할 것"이라며 "구글과 애플도 혁신위를 두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며,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국민은 냉정하게 우리를 심판할 것이다. 새바위는 선거용이 아니다. 저의 충정"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을 맡은 이 전 비대위원은 자신의 SNS 계정에 새바위 역할에 대해 △6·4 지방선거 재평가 바탕으로 쇄신모드 돌입 △2012년 대선 민생 공약 이행 촉구 △표절판명 인사 복당 반성 및 윤리 기준 강화 요구 △당권주자들에 혁신위 결정사항 수용여부 확인 △대통령 읍소마케팅 대신 보수 정책 선거 승부 권고 △혁신위 회의 및 활동 투명 공개 등을 내세웠다.
그는 "어차피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 개혁들이면 열흘 만에 할 수도 있는 개혁들이고, 의지가 없다면 몇 년을 옆에서 지적해도 안 될 개혁들"이라며 "미련 없이 하고 오겠다"고 의지르 다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