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김영란법 통과 난항…박영선 "관피아 척결의지 퇴색 유감"
여야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적폐 해소와 관피아 척결 등을 위해 관련법 통과를 강조하며 6월 국회를 '세월호 국회'로 규정하고 열었지만 관련 법에 대한 입장차가 커지면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대개조' 선언에 발맞춰 세월호 특별법과 관피아 척결 3대 입법안을 강조했지만 관련법 처리보다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더 내세우며 세월호 대책에서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이런 변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앞서 지난 달 25일과 30일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연달아 회동한 것이 결정적이다. 두 차례의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관련법 통과도 언급했지만,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와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이에 발맞춰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가진 지난 주례회동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강조하는 박 원내대표와 달리 인사청문제도 개선 논의에 집중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6월 국회에 대해 "지금 두세 달째 경제 문제가 스톱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민생 문제가 시급하다"며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국회에서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에 관련 상임위에서 간사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예컨대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국가재정법,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자본시장법 등 여러 가지 법이 산적해 있다"고 구체적 법안을 언급했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도 원내 간 논의로 처리를 강조했지만, 여야 의견 조율이 필요한 세월호 특별법과 김영란법 등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내용 중 여야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진상조사위의 조사권 및 수사권 부여 문제와 유가족 대표 참여 여부 등이다. 또한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과 관련해서는 공직자 범위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김영란법을 둘러싼 충돌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김영란법 원안 통과를 강조했다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선 정치권과 고위층부터 모범을 보이는 것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범위 축소를 주장, 입장이 변하면서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대해 즉각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누가 대통령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갈수록 퇴색하는 관피아 척결 의지와 오락가락 발언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회는 청와대가 지시한다고 법을 통과시키는 곳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행동은 21세기 대한민국 위상에도 맞지 않다. 한 나라가 법을 만들고 개정할 때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공론장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방법 중 중요한 절차"라며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박 대통령도 새누리당도 새정치연합과 함께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