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환은행 노조는 서울역에서 '외환은행 사수 전 직원 결의대회'를 갖고 노사정 합의에 위반된 조기통합논의를 전면 거부키로 결의한 뒤 거리행진을 했다(사진 위). 하나금융은 11일과 12일 양일간에 걸쳐 전체 임원 1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사진 아래).
통합논의 거부·총파업 등 예고한 노조와 갈등 격화
하나금융 임원진과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둘러싸고 접점이 없는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12일 노조원 5000여명(노조추산)이 서울역 광장에 운집해 '외환은행 사수 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해 조기통합 논의를 전면 거부키로 결의한 가운데 같은 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 임원은 워크숍을 통해 조기통합 추진을 결의하며 맞불을 놨다.
13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하나은행 50명, 외환은행 34명을 포함한 그룹 전체 임원 135명이 참석한 임원 워크숍을 갖고, 열띤 토론 끝에 양행 전 임원들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는 전날 외환은행 노조가 결의대회에서 2.17 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통합논의를 거부하겠다며 투쟁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상반된다.
지난 3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조기통합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 이후 불과 10일만에 노사가 상반된 결의를 이끌어 내며 어느덧 노사간 갈등이 최고조까지 올라온 것이다.
하나와 외환은행의 전 임원은 위기극복과 미래성장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조기통합을 꼽았다.
하나와 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비용절감과 수익증대 등을 통해 연간 약 3121억원(세전 기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하나금융 측의 분석이다.
비용절감 시너지와 수익증대 시너지가 각각 연간 2692억원과 429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3121억원의 시너지 시현이 가능하고, 3년 빨리 조기통합을 이뤄낸다면 약 1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IT투자 포트폴리오 통합 관리를 통한 중복투자 방지를 통해 799억원, 신용카드 부문의 프로세스 일원화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674억원, 외화부문의 조달비용 감소로 607억원, 통합구매를 통한 비용절감 612억원 등 총 2692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수익증대 측면에서는 양행이 하나은행의 PB업무, 외환은행의 외국환 경쟁력 등 상호 강점을 공유해 나타나는 시너지 225억원, 양행의 채널을 활용한 효율성 및 영업력 증대를 통해 증가되는 신용카드 수익 204억원 등을 합쳐 연간 429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양행이 통합될 경우 점포 네트워크가 975개로 확대되고 총여신 규모가 200조원대로 확대돼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시장 선도가 가능해지고, 활동 고객수도 550만명이 돼 타 은행과 유효한 경쟁구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태 회장은 워크숍에서 "통합은 대박이다"고 강조하며 "조기통합은 대내외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전 임원들은 결의문에서 '양행의 통합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유일한 대안임을 직시하고 이를 적극 추진한다'고 밝히고, '양행의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최일선에서 앞장서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전 임원들의 결의문 채택에 대한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환은행 노조는 노사정 합의를 위반한 모든 통합논의를 거부키로 하고,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차원에서 9월경 금융권 총파업을 이끌어 내기로 하는 등 노사간 피말리는 진통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