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상품 인가제→등록제로 대폭 허용
기관 경고 대주주 다른 회사 M&A 가능해져
정부가 금융 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금융투자업 인가제를 전면 손질한다.
그동안 인가 과정에서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 인가 제도 개선을 발표했다. 현행 금융투자회사들은 파생 상품을 개발하거나 투자를 확대할 때 금융감독원 심사를 받은 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 예비 인가 및 본 인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변경 인가 신청 시 등록만 하면 된다. 인가 소요 기간을 7~8개월에서 3~4개월로 단축되는 것이다.
이현철 자본시장국장은 "등록만으로 영위할 수 있는 업무가 대폭 늘면서 시장 재진입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국장은 "다른 나라를 가봐도 인가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데 앞으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절차상 예비 인가, 본 인가를 받으려면 총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실제로는 7~8개월이 걸린다. 예컨대 금감원에서 '휴가철이라 직원이 없으니 다시 오세요' 하면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는데, 앞으로는 심사의 재량이 없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가를 신청하기 전 금융투자회사들은 사무실을 임대하고 전문가를 고용하는데 인가가 늦어질수록 자본금 대출이자, 임차료, 직원 월급이 나가기 때문에 피해가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번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금융 빅뱅'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관행상 운영돼 온 인가 숙려 기간을 폐지한다. 현행 인가 절차상 기관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투자업자는 6개월 동안 인가 신청을 제한하고 있다.
대주주 요건도 완화된다. 현행 금융투자업 대주주는 최근 3년 안에 기관 경고를 받으면 다른 금융투자회사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기관 경고에 한해 인수 합병(M&A) 제한 기간은 1년으로 단축, M&A 시장의 걸림돌이 줄어들 전망이다. 단, 시정 명령과 영업정지 등 중징계 제재는 기존과 같은 3년이 유지된다.
이현철 자본시장국장은 "최근 3년 동안 기관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투자회사가 9개 정도인데 이 중 6개 정도는 이미 2년이 경과해 정책적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법령 및 감독 규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반영,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