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 소재 A저축은행에서 5억원이 넘은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수신담당 직원 B씨가 예금주의 통장 및 인감을 임의 변경하는 방법으로 정기예탁금 5억2200만원을 중도 해지한 뒤 지난해 9월 2차례에 걸쳐 각각 1억3200만원과 3900만원 등 모두 1억7100만원을 가로챘다.
B씨는 통장 및 인감을 변경해 마치 자신이 예금주의 친척인 것처럼 속여 돈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저축은행의 책임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B씨에게 돈을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어처구니없는 횡령은 진짜 예금주가 정기예탁금을 재예치하고자 A저축은행을 방문하면서 밝혀졌다. A저축은행은 예금주의 방문 때까지 전혀 B씨의 횡령 사실을 몰랐던 셈이다. 다행히 B씨의 부모가 사고금액 전액을 갚아 예금주의 피해는 없었다. A저축은행은 자체조사를 통해 B씨에 대해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앞서 부산 소재 H저축은행의 오토금융팀 직원 C씨도 주식워런트증권(ELW) 매입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팀장의 단말기 및 책임자 승인거래용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16억8900만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C씨는 횡령액을 충당하기 위해 미지급금 1억8000만원, 미수금 5억5800만원의 출금 전표를 허위로 기표하거나 본인의 예금계좌에서 9억2600만원을 출금하는 수법으로 자금 횡령을 은폐했다. 이를 위해 예금 인출 등 관련 전표 209매를 파기하고 전표 집계표 등 관련 장표 21매를 멋대로 수정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조용했던 업계에서 다시 횡령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자 전 저축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검사 때 저축은행의 예탁금 및 대출금에 대한 횡령 사고 여부를 철저히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