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법사위 열어 진상조사, 책임 추궁
국회는 4일 28사단 윤 모 일병의 선임병에 의한 집단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국방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각각 열고 진상조사와 책임문제에 대해 추궁한다.
여야는 이날 일제히 윤 모 일병 집단폭행 사망사건에 대해 군 당국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다만, 새누리당은 가해자 병사들의 응분의 대가와 관련 책임자들의 일벌백계를 주장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전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과 군수사 당국의 은폐 의혹을 겨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대 내에서 경악을 금치 못할 천인공노할 사건이 발생했다. 약한 일병 한사람에게 고참들이 한 달 동안 계속 폭행을 가해 기절한 일병을 링거를 맞혀서 깨어나게 해 또 인권 말살을 하고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이건 명백히 살인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일병은 아무 도움의 손길 없이 한 달 넘게 생지옥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른다. 인면수심 가해자는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군 역시 지휘계통이 제대로 보고됐는지, 쉬쉬하고 덮으려 한 건 아닌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를 일벌백계로 다스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부모가 아들을 군에 안심시키고 보내는 문화를 정착해야한다. 아직도 폭력가혹 행위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대물림을 확실히 끊어야 한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는 국정 기조다. 군대 폭력을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윤 일병 영혼에 모든 마음을 모아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윤 일병 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정중히 드린다"고 위로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윤 일병 사건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아주 나쁘다. 차제에 가혹행위에 대한 군형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군형법을 포함해서 대책을 강하게 세워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박영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윤 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이 사건 역시 국방부의 은폐, 축소가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발생시점이 4월 10일인데 국방부는 단순폭행 사건으로 진실을 은폐했다. 7월 31일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없었다면 영원히 묻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임병이 되기까지 폭행당한 피해자다. 지금 이 일이 가해자들의 처벌만으로 끝날 수 있을지 국방부 장관에게 묻는다"며 "진실이 알려지고 책임을 묻고 대책을 세웠다면 발생 두 달 반 후에 일어난 22사단 총기난사사고도 예방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구타의 대물림. 가학성과 잔인성이 어떻게 병역 내에 존재하고 은폐될 수 있는 것인지 장관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현안보고를 하러온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또, 정부여당을 겨냥해 "당시 장관인 김관진 안보실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의 마음 운운하며 병역 근무를 18개월로 단축한다고 했다. 전역사병에게 희망준비금도 지원한다고 했는데 약속은 고사하고 군에 보낸 자식의 생명조차 지키지 못했다"며 "국방의 의무를 얘기하고 안심하고 군에 보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나. 새누리당이 탁자만 치면 해결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철저한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 은폐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질적으로도 나쁜 문제"라며 "이번에 군 검찰에서 기소한 내용이 상해치사로 되어있는데 한 달 내 살인이 예정된, 사망이 예정됐던 상황이다. 살인행위로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