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중고차 업계의 거센 반발로 좌초됐던 의제매입세액공제율 축소안을 재차 들고나왔다. 다만 사업자 세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공제율을 떨어뜨리는 유인책을 섞었다.
기어이 이 부분을 관철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업계의 반발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중고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가세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의제매입세액공제란 매매업자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는 개인에게서 자동차를 매입할 때 부가세를 부담하지 않았지만 구입액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중고차들이 사들일 때 매입세액이 있는 것으로 인정해 매입가액의 109분의 9를 공제받고 있는 세제혜택 규모를 축소한다. 이에 내년부터 공제율을 107분의 7로 조정한 뒤, 2017년에는 105분의 5로 낮추는 등 단계적으로 공제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의제매입공제율 인하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중고차 업계가 시가의 절반수준인 취득세 시가표준액으로 매출을 신고하는 관행이 있어, 의제매입세액 공제제도가 매출누락 사업자의 세부담을 더욱 낮추어 주는 비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주된 지적사항이었다.
지난해 정부는 의제매입공제율을 105분의 5로 인하해 세금 부담을 높이는 개정안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중고차업계의 반발이 크자 우선 일몰기간을 1년 연장하는 임시방편을 내놓는 선에서 일단락 지었다.
정부는 중고차에 대한 과도한 특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만큼은 공제율 축소를 밀어부치겠다는 모습이다.
제도손질에 최대 걸림돌은 역시 세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는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다.
현재는 매매업자가 1000만원에 중고차를 사들여 1100만원에 되팔았을 때 매출부가세(1100만원×10÷110) 100만원에서 의제매입부가세(1000만원×9÷109) 82만5688원을 뺀 17만4312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하지만 정부안(105분의 5)대로 공제율을 낮출 경우 의제매입부가세(1000만원×5÷105)가 47만6910원으로 줄어들어 부가세 확정납입액은 52만3090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더욱이 세금이 늘어남에 따라 중고차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정부는 부가세 마진(매출-매입)에 세율을 적용해 계산(공제율 10/110)하는 마진과세 도입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마진과세 도입에 따른 제도전환비용, 납세협력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된다는 문제점이 있어 제도 도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도 도입당시의 정책목적이 상당 부분 달성됐음에도 제도와 관련된 조세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며 "중고차에 대한 부가세 매입세액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