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신주 발행에 따른 이익을 근거로 증여세 과세하라"
지주회사를 설립할 때 자회사와 모기업 사이에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때 자회사 주주는 주식을 지주회사에 넘기는 대신 지주회사인 모기업의 주식을 새롭게 배정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 주주는 자회사 주식의 평가액보다 많은 액수의 지주회사 주식을 배정받게 되면 증여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완전자회사 주주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얻은 이익은 소유권을 넘긴 완전자회사 주식 평가액과 완전모회사로부터 받은 신주 평가액의 차액으로 산정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상법상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완전자회사 주주가 얻은 이익에 대하여는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거래에 따른 이익의 증여에 관한 상증세법 규정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신주의 저가발행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을 적용해 증여 이익을 산정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회사 간의 주식교환계약을 통해 완전자회사의 발행주식 전부를 완전모회사(완전자회사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는 회사)로 이전하고, 완전자회사의 주주들에게 완전모회사의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관계를 설정하는 상법상의 제도이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이루어지게 되면 두 회사는 교환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식 교환 비율을 정하게 된다. 이때 완전자회사 주식 가치가 시가보다 과대 평가되어 교환 비율이 완전자회사 주주에게 유리하게 정해지면 완전모회사 주주의 부가 완전자회사 주주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완전자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완전모회사에게 재화를 제공하는 대신 그 보다 더 많은 재화를 받아오는 거래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완전자회사 주주에게 부가 무상으로 이전된 만큼 주주에게 증여세가 부과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큰 다툼의 여지는 없다. 다만 상증세법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인하여 완전자회사 주주가 얻은 이익의 산정 방법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주주가 얻은 이익의 산정 방법이 문제가 되었다.
기존의 과세 실무 역시 자산의 고가 양도에 준하여 계산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신주의 저가발행 내지 불공정 합병에 준하여 증여 이익을 계산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맞섰다. 이번 판결과 같이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거래에 따른 이익에 근거해 계산해야 한다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다.
이렇듯 증여 이익 산정방법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주된 이유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특성 때문이다. 완전자회사 주식을 대가로 완전모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합병과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자산의 양수도가 이뤄지고 완전모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데다 마지막으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완전모회사와 완전자회사 관계가 창설된다는 점에서 합병과 유사하다.
이 판결은 완전자회사 주주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는 완전모회사에 이전한 완전자회사 주식의 평가액과 완전모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신주의 평가액의 차액, 즉 교환차익의 존재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완전자회사 주주가 얻은 증여 이익은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거래에 따른 이익의 증여에 관한 상증세법 규정에 따라 산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밝힌 최초의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기존 과세실무 단계에서 법 적용의 혼란을 해결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상증세법에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인한 완전자회사 주주가 얻은 증여 이익 산정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다. 그러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자산양수도, 신주발행 내지 합병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취한 방식은 합리적으로 평가된다. 대법원 2014.4.24.선고 2011두23047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