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법과 원칙" VS 야 "세월호가 민생"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여야는 최대 쟁점인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막판 협상에 나선다. 하지만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 최종 타결을 이룰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쟁점은 세월호 진상조사 관련 특별검사에 대한 추천권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상설특검의 특검추천위원 7명 중 여야위원이 각 2명씩 총 4명으로 정해졌지만 유가족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야당 인사를 3명으로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법과 원칙을 변형시킬 수 없다"면서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 안 되면 다른 법안 처리에 대해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세월호 특별법으로 인한 국회 파행은 불가피하다. 당장 단원고 3학년생을 위한 대학 정원 외 입학지원 특례법이 표류하게 된다. 또한 오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예정된 1차 분리국감 역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가 안 돼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을 향해 거듭 세월호 특별법과 기타 법안들의 분리 처리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유가족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겠다"면서도 특검추천위원회의 국회 몫 구성 비율과 관련한 야당 주장에 대해 "법과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가 야당이 되더라도 이는 불변의 원칙"이라며 "이것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근간의 문제다. 이 기본적 원칙까지도 훼손하면서 (협상)한다면 오늘이 아닌 후대에 우리는 어떤 평가를 받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상설특검법 4조7항에 추천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독립해 직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면서 "법의 취지는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고, 이것이 발효된 지 딱 두 달째"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를 재단하고 수사하고 심판하고 기소권까지 달라는 것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냐"면서 "자력구제 금지란 차원에서 피해자가 조사나 수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용인될 수 있는가 하는 원천적 문제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판 협상에 대해 "우리 사회 신뢰의 붕괴나 법과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면서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당과의 막판 협상을 앞두고 공식 회의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당내 의견 수렴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중진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중진 의원들이 박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조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최대의 민생 법안이라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여야가 합의해 유가족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특검 추천위원회 구성 권한은 야당에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야당이 절대 물러서선 안 된다는 말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여당과 세월호 특별법 처리 합의에서 그동안 야당이 주장했던 진상조사위 수사, 기소권 포함과 특검 유가족 추천 사안 등을 관철시키지 못해 당내 거센 반발과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해 원혜영, 김성곤, 문희상, 유인태, 김영환, 박병석, 박지원, 박기춘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참석했다. 또한 오후에는 당 상임위원장단 및 간사들과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