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 수수료 부담…수년 시행착오 우려도
펀드에 가입할 때 수수료를 내고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독립 투자자문 업자(IFA)가 다음 달 도입된다.
IFA 수수료는 금융 상품에 포함되지 않고 투자자가 직접 부담하기 때문에 펀드 시장의 트렌드가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 펀드 IFA가 도입된다. 금융위는 향후 IFA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금융 상품 전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가 '독립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유는 판매회사와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투자자의 자산 관리와 수익률을 목적으로 투자를 권유한다는 의미이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은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열사 상품을 밀어주는 관행이 있어 왔고, 이는 투자자 선택의 자율을 저해하거나 수익률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IFA는 영국의 제도를 벤치마크 한 것이다. 국민의 노후 대비 자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펀드 시장에서 IFA의 판매 비중은 5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생명보험 연금 시장 75.4%, 개인 퇴직연금 시장과 그룹 퇴직연금 시장 89.1%, 76.3%의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국내 펀드 시장은 증권사를 통한 판매 비중이 65.6%로 가장 높다.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은행은 47.4%, 보험 45.9%를 차지한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투자자가 투자자문에 대한 수수료를 별도 부담할 경우 반감이 클 우려가 생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국에서도 5년 이상 10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렇지만 수수료를 판매회사에 지급할 경우 독립이라는 의미가 사라진다. IFA가 아니라 DFA(Dependent Financial Advisor)가 된다"고 지적했다.
2012년 기준 영국에서는 약 2만8000개의 IFA가 영업하고 있으나 실제 수수료를 지급 받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적지 않다. 영국은 투자자문 수수료를 상품 공급자가 아닌 금융 소비자로부터 받도록 제도를 개정했다.
양중식 펀드온라인코리아 이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영국과 같은 나라들도 투자자 스스로 자문료를 내게 할 경우 자문업자의 수익 면에서 우려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금융시장을 한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의 증권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은 저가 전략으로 브로커리지 시장을 선점 후 펀드 슈퍼마켓을 도입했고, 그린힐(Greenhill)은 자문 특화로 성공한 사례이다.
찰스 슈왑은 IFA를 활용해 포트폴리오 자문 서비스를 확대, 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1991년 9.5%에서 2013년 42.6%로 급성장했다. 그린힐의 지난해 총수익 2억8700만2000달러 중 자문 수익은 2억8700만 달러, 거의 100%를 차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