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치명령제도, 국세분야도 도입 필요"
"제3의 혐의자 FIU 정보 요구 불가능, 법개정 필요"
일정액 이상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납세자에 대해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에 수감하는 '감치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다 강력한 체납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종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국세청 산하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동주최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장기 성실납세기반 확충을 위한 국세행정 포럼'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체납자의 은닉재산 추적조사 강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올해 들어 지난 6월말까지 국세 중 체납액은 7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매년 체납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정부가 가하는 제재 수단은 '솜방망이' 제재(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공개 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질서위반행위를 할 경우 적용되는 감치명령제도를 세금 체납의 경우에도 적용해 금전적 제재만이 아닌 신체적 자유를 제약하는 제재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치명령제도는 과태료를 납부할 여력이 있으면서 1000만원 이상의 고액 과태료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고액·상습 과태료 체납자에 대해 법원의 감치 명령에 따라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에 수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일각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감치명령제도에 대한 인권침해적인 요소에 대해 박 교수는 "감치는 행정상의 제재로 형벌이 아니며 이로 인해 전과자가 되지도 않는다"며 "특히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명단공개 등 제도가 체납세액의 징수를 확보하는데 현실적으로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감치명령 기준을 체납액의 합계가 1000만원이 넘고 국세 및 가산금을 3회 이상 체납한 납세자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납세자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법이 개정돼 활용범위가 확대됐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측면을 고려해 활용대상을 본인 외에 재산은닉 등 혐의가 있는 제3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말부터 개정, 시행되고 있는 FIU법은 그동안 활용하지 못했던 고액현금거래(CTR)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집된 자료는 CTR 1만2541명, 의심거래정보(STR) 969명이다.
박 교수는 "FIU 정보 분석시 체납자가 타인계좌에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발견돼도 현행법상 제3자에 대한 금융조회가 불가능하고 동거가족 등에 대한 질문·검사권한이 없어 현실적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며 "특히 FIU 정보를 체납자에게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지, FIU 정보를 근거로 질문·검사할 수 없는 한계도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