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평가되는 한전부지를 낙찰 받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땅을 현대자동차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즉, 이곳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건립해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입찰결과가 18일 발표된 후 현대자동차그룹은 입장발표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제2 도약을 상징하는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100년 앞을 내다 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서, 그룹 미래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동차산업 및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과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경제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 조성계획을 수립하는 데 독일의 아우토슈타트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국민차로 널리 알려진 폴크스바겐 그룹의 본사인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하고 있는 일종의 테마공원이다. 아우토슈타트는 출고센터,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을 연계한 세계적인 관광명소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과감한 베팅은 수익성보다는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비전과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지가 더욱 크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있다.
한편, 시장의 평가를 훨씬 웃도는 거액으로 낙찰 받은 데 대해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리한 개발비용이 결과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염려다. 실제로 이날 증시에서는 한전주가 급상승한 데 비해 현대차 관련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전부지 입찰가액은 10조 5500억원으로 이는 한전부지 감정가인 3조 3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한전부지의 면적이 7만 9342㎡인 점을 감안하면 1평당 4억3879만원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 거액 입찰에 대해 “통합 사옥건립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글로벌 경영계획, 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지매입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건립비용 등은 30여개 입주예정 계열사가 8년동안 순차적으로 분산투자할 예정이어서 사별 부담도 크지 않으며 향후 10∼20년 뒤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미래가치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 3개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됨에 따라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가 땅값을 각각 50%, 30%, 20% 분담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대가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을 차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측면도 없지 않다”며 “현대가 엄청난 비용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땅의 일정부분을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