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사, 24·26일 협상 소득 없이 끝내
인사위원회 마무리…이르면 내주 징계 이뤄질 듯
대규모 직원 징계를 놓고 벌이던 외환은행 노사간 협상 테이블이 다시 꽁꽁 얼어 붙었다.
지난 24일과 26일의 두 차례 노사간 대화에서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고, 차후 협상 일정도 불투명해졌기 때문.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지난 24일에 이어 26일 제2차 긴급 노사협의회를 갖고, 직원 징계 문제 등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 3일 임시조합원총회에 참석한 직원 898명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가 전격적으로 직원 징계건과 관련한 대화를 사측에 제의하며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조합원총회가 합법이었다고 주장하며, 만약 총회가 불법이라면 노조위원장부터 징계를 실시하라며 사측을 윽박질렀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9.3. 조합원총회가 불법이었다는 주장을 계속하겠다면, 노동조합 지침에 따라 총회에 참석한 직원들이 아니라 조합 위원장인 나부터 징계를 하라"고 요구했다.
총회 및 징계의 적법 여부에 대해 노사간 이견이 팽팽한 만큼 노조위원장을 먼저 징계해 제3의 기관에서 법적 시비를 우선 가리자는 것이다.
사측에서는 노조와의 협상에서 은행의 경영현황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자는 제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직원징계 건 뿐만 아니라 조기통합 등 은행의 경영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제의한 것이다.
하지만 노사간 협상은 각자의 날선 주장만 반복하며 끝내 유의미한 결론은 이끌어내지 못한 채 산회되고 말았다.
회의가 끝난 후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번과 같은 소모적인 대화는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사실상 노사간 대화의 창구는 기약없이 막히게 됐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대화는 쌍방이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데 노조가 일방적인 주장만을 펼치는 것은 대화로 보기 힘들다"며 "노조에서는 직원 징계만 철회하라는 주장만 하고 있는데 직원징계는 인사경영진의 고유한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지금과 같은 대화 분위기로는 대화가 진일보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고 전했다.
노조는 "직원들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사측에서 내놓지 못한 것"이라며 "조만간 협상 과정과 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직원징계라는 파국을 앞두고 진행된 노사간 협상이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다시 얼어붙게 되면서 이후 진행상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징계대상 직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 심의는 모두 마친 상태이며, 심의자료가 정리 되는 다음주 경에 은행장 보고가 이뤄지게 된다. 이제 은행장 최종 결제와 2주간의 재심의 일정만 남겨 두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