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8세이하 자녀' 규정…96곳, 이보다 적용기준 낮아
90여개 공공기관들이 육아휴직시 적용하는 자녀연령 요건을 현행 법보다 낮게 규정,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5일 드러났다.
현행법은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공공기관들조차 육아휴직 사용요건을 현행법에 맞춰 개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법과 현실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중앙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297개 중 96개 기관(32.3%)이 육아휴직 관련 내부규정에서 자녀연령 요건을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보다 낮게 규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96개 공공기관 중에는 육아휴직이 가능한 자녀 연령으로 '6세 또는 생후 6년 미만'으로 돼 있는 경우가 85곳(28.6%)으로 가장 많았고 '3세 또는 생후 3년 미만'인 경우도 9곳(3%)으로 조사됐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과 전북개발공사 등 2곳(0.7%)은 내부 규정 자체가 없어 1987년 법이 제정됐을 때의 기준인 '1세 또는 생후 1년 미만'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칙적으로는 이들 기관의 내부 규정이 남녀고용평등법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을 따르게 돼 있어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는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육아휴직 신청 자체가 눈치보이는 상황에서 인사담당자가 '내부 규정을 이유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없다'고 답할 경우 근로자들이 현행법대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민 의원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