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제공한 스크립트로 판매했을 뿐인데…"
금융감독원이 삼성화재에 휘둘려 힘없는 보험설계사들에게만 징계를 내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금감원에서 열린 국정감사를 통해 "징계를 받은 설계사들이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때 참고했던 스크립트에는 징계 사유들이 들어있다"면서 "해당 스크립트는 삼성화재 측에서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삼성화재 설계사 8명은 불완전판매 혐의 등으로 금감원으로부터 과태료 1000만원과 업무정지(60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이 판매 당시 이용한 스크립트에는 고객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등의 대화방식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설계사에게 보험이냐고 물었을 경우에는 이자와 배당 등 세금혜택을 설명한다든지, 보험이 아닌 저축상품인 것처럼 말한다든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특히 보험 상품을 저축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징계 사유로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 같은 스크립트를 제공한 삼성화재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이 의원은 "이 같은 일은 한 군데의 영업지점만이 아닌 여러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기에 설계사의 잘못이 아닌 회사의 잘못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창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와 관련해 검사를 실시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못 했다"면서 "삼성화재에서 작성한 표준 스크립트를 검토했는데 문제없었고, 설계사들이 추가로 다른 말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증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스크립트가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설계사들이 자신들끼리 만들어서 영업점에 공유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사에서 제공한 스크립트가 맞다"며 "금감원이 조사를 하지 않고 회사 말만 믿으며 힘없는 설계사들과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