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가까스로 상임위 구성을 마친 국회가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 별로 소관부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가운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7일 국세청과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에 대한 업무현황보고를 청취했다.
국세청-재경위의 첫 대면이기도 해서 관심이 모아졌던 이날 국세청 업무보고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40분간 진행됐으며, 너나 없이 정책질의 일색의 날카로운 질문을 펼쳐 '여·야 구분이 없어졌고, 재경위가 무척 깐깐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날 정부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은 "국세청이 실시하는 세금포인트제가 법인이나 대형사업자에만 유리하게 돼 있다"며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성실납세자인데, 이들을 실질적으로 우대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느냐"고 이용섭 국세청장을 다그쳤다.
아울러 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한국화이자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전가격을 통해 국부를 해외로 빼돌리는 것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외국인투자자에 특혜도 중요하지만 편법을 동원한 소득유출이 없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국세청장의 임기를 보장해주고, 업무에 비해 인원이 턱없이 적은 국세청조직을 위해 국세공무원법을 만들어 세무공무원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해 과연 어디가 여당인지 관련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한편, 이날 국세청 업무보고가 끝난 뒤 국세청 간부들은 "대부분 젊은 초선의원들로 재경위 위원들이 짜여져 성향파악도 힘든데다, 소속의원들이 열심인데다 논리적이어서 제17대 국회 재경위는 상대하기 무척 까다로울 만큼 깐깐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 김진표 의원의 참석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재경위 소속으로 돼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덕구 의원, 강봉균 의원, 김진표 의원 등 시쳇말로 '거물급'에 속한 의원들은 이날 국세청 업무보고 자리에 불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