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무원연금 연내처리 압박에 당 부담 난색, 이완구 뒤집고 '수용'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처리' 방침을 두고 청와대와 김무성 당 대표 간의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정감사 종반 대책회의에서 연말 처리를 내세웠지만 이는 당초 지난 19일 당·정·청 고위층 회의에서 김 대표가 '연내처리'에 대한 당내 부담으로 내년 상반기 처리 입장을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당·정·청 고위층 회의에서 청와대는 '연내처리'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대표는 당내 의원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밀어붙이기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이 원내대표 역시 지난 달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의 개혁안이 공무원 노조에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당내 의원들이 '속도조절론'을 주장하자, 지난 달 24일 "공무원연금 개혁은 늦출 수 없는 과제지만 몰아붙여서도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대표가 당내 입장을 전달한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뒤집고 청와대의 압박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청와대의 압박과 원내의 연내처리 방침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앞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한 당내 경제혁신특위를 지적하며 "당 대표 되기 전에 이미 당 특위가 출범해서 이 문제를 다뤘는데 아쉽게도 저뿐만 아니라 새 당 지도부에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이니 정권적 차원에서 꼭 이것은 성사시켜야 할 문제라고 아무도 나에게 말해준 사람이 없었다.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섭섭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여기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정부주도냐, 당 주도냐로 서로 미룰 일이 아니다. 엄청난 개혁 작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권적 차원에서 협조해서 같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도 당내 부담을 의식한 듯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반드시 연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압박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회의 법안 처리가 필요한 사항이어서 당에 요청한 것"이라며 "해마다 수 조원씩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우리의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상황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이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여권이 진짜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심을 받지 않겠냐"고 개혁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당내에서 '내년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 하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성에 공감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일축하며 연내처리를 못 박았다.
또한, 이 관계자는 김 대표가 개헌론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불쾌한 기색을 나타내자 다시 "저의 불찰"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저희는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는 생각을 안한다"고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