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 세금을 내지 못할 형편이라면 그 세금은 법인과 연관된 누군가 내야 되겠죠.
이것을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하는데요. 본래 주된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를 전부 또는 일부 이행하지 못할 때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부도를 내는 등의 행위로 세금을 회피하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되는 사람들은 법인의 무한책임사원과 과점주주입니다. 사원이라고 해서 아침마다 출퇴근 하는 직원들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주식을 산 주주 또는 자본금을 출자한 이들 중 자기 사비를 털어서라도 회사 빚을 갚아야하는 의무를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에서는 서로 자신이 제2차 납세의무자가 아니라며 다툼을 벌인 사례가 나왔는데요. 이들은 아직도 소송전을 전개하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조세심판원은 이들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저는 2차 납세의무자가 아닙니다" = 과세관청은 A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고, 법인 자체만으로는 세금을 다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제2차 납세의무자로 A법인의 대표인 B씨를 지정했습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게 된 B씨. B씨는 자신이 비록 대표이기는 하지만 법인의 실소유주는 정작 따로 있다면서 과세관청에 고충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과세관청은 B씨의 고충신청건을 받아들여 B씨가 지목한 C씨가 A법인을 사실상 지배한 것으로 봤는데요. 이에 따라 C씨가 A법인의 법인세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보려던 C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 "자본금 출자가 아니라 단순채권일 뿐" = 과세관청이 사실관계를 오인했다고 주장한 C씨.
C씨는 자신이 A법인을 운영한 사실이 없고, 법인 설립 당시 B씨에게 돈을 이체하기는 했지만 A법인의 설립 자본금이 아닌 단순채무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C씨는 "B씨에게 이체한 채권은 당일 바로 회수했으며, A법인의 사업장 임차 및 집기 구입 등 회사업무는 모두 대표자인 B씨가 했다"며 "임대인 및 거래처 관계자를 만난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사업자가 본인이라는 B씨의 허위증언에 따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통지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주주명부상의 주주들이 주금을 납입한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반면 C씨는 법인 설립 당시 B씨의 은행계좌에 설립자본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이체한 내역이 확인된다"며 "A법인 감사와 과장의 증언 및 법원 판결문을 감안할 때 C씨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통지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B씨는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상태고, B씨에 대한 법원 판결에서는 C씨를 A법인의 실제 사업자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C씨는 B씨를 허위증언으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 심판원 "C씨만 자본금 납입, 제2차 납세의무자 맞다" = 심판원은 C씨의 청구를 일언지하에 기각했습니다. A법인에 자본금을 납입한 것은 C씨 뿐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B씨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서 C씨를 법인의 실제 사업자로 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심판원은 "A법인의 개업일에 C씨가 B씨의 계좌로 입금한 사실은 확인되는 반면 주주 명부상의 주주들은 자본금 납입내역이 확인되지 않고, C씨가 B씨를 허위증언으로 고소한 사건이 진행중이므로 지금 상황에서 C씨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객관적인 증빙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러한 점으로 봤을 때 C씨를 A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체납국세에 대해 납부통지한 처분에는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중09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