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예산안 국회 본회의 부의 'D-5'-
앞으로 주식교환을 통해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기업들의 세부담이 크게 덜어질 전망이다.
현재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M&A 시장상황을 고려해 주식교환 방식을 사용해 M&A를 하는 기업들에 세제상 혜택을 부여,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정부개정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 주식교환 M&A 과세이연, 시장 살아나나 = 정부는 지난 세법개정안을 통해 주식교환을 이용한 M&A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기업간 주식교환을 통한 M&A 시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의 양도차익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한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과를 해당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주는 것(과세이연)하는 것이 골자다.
쉽게 말해 인수되는 회사가 인수하는 회사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고 그 회사의 지분을 받는 방식으로 기업이 합병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교환되는 주식간에는 가격 차이가 있어 차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차익에 대한 과세를 해당 주식을 다시 팔때까지 미뤄 M&A를 할때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러한 세제상 혜택을 통해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어 온 국내 M&A 시장에 다시 불씨를 지피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현금거래방식을 이용한 M&A가 전체 M&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1.5%로 독일(60.9%), 미국(63.6%), 영국(64.1%), 일본(66%), 프랑스(69.8%)에 비해 현저히 높아 현금거래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는 현재 M&A시 합병대가로 받은 주식은 양도차익 과세를 이연하고 있으나 주식교환 방식의 기업인수에 대해서는 과세이연이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제상 유리한 현금인수방식으로 M&A가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주식교환을 통한 M&A에 세제상 혜택을 부여, 현금에 편중된 거래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이 법안을 발의했다.
조세소위 여야 위원들은 지난 25일 진행된 2차 세법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이 법안 수용에 잠정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조세소위 관계자는 "주식교환을 통한 M&A는 인수기업 측면에서 직접적인 현금의 유출 없이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경기 불황 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 뒤 "최근과 같은 경기 불황에서 주식교환방식에 대한 세제상 혜택을 통해 인수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운수업, 임대업 등 서비스업의 설비자산(차, 선박 등)에 대한 감가상각 기준내용연수 가감율을 25%에서 40%로 올리는 조특법안(정부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증여세 감면 대상 농지의 면적 한도를 2만9700제곱미터에서 4만제곱미터로 상향하고 일몰기한을 3년 연장하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조특법안(논의과정에서 5만제곱미터→4만제곱미터로 수정)에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 월세세액공제 합의 뒤집혀…중고차 마진과세는 '난항' = 한편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하기로 결정됐던 월세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안이 번복돼 다시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지난 20일 조세소위에는 대부분의 야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이 법안이 잠정 합의처리 됐지만 지난 25일 조세소위에는 야당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가 나성린 의원안의 형태로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월세지급액의 60%를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하던 것을 월세지급액의 10%를 세액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공제대상을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에서 7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로,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 성실사업자에서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 성실사업자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공제한도는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 법안이 월세공제대상 한도를 7000만원으로 확대함에 따라 총급여액이 1억원이 넘는 고소득 가계에도 세제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저소득 가계에는 세액공제의 적용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의사를 표해왔다.
야당은 이보다는 저소득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주거급여 지급 확대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금우대종합저축 생계형저축 통합 설계에 대한 정부안도 마찬가지로 합의 당시 야당 의원들이 다수 불참해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논의하기로 결정됐다는 전언이다.
정부안은 이 저축들에 대한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요건을 60세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3000만원 한도에서 5000만원 한도로 늘리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야당측은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누구나 5000만원의 저축액까지 비과세됨에 따라 고소득층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논의된 중고자동차 매매에 대한 마진과세 도입 문제 논의는 안갯속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마진과세란 매입액을 공제한 매출액의 10%를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와는 달리 중고차 판매 순이익에 일정 세율을 적용해 매기는 과세방식을 말한다.
개인들에게서 차를 구입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 힘든 중고차 업계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매입액으로 공제하는 방식의 의제매입세액공제를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 의제매입세액공제 비율을 낮춰 실질적으로 세부담이 늘어날 중고차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중고차 업계는 이에 마진과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시가의 절반 수준으로 매출액을 신고하는 등의 중고차 업계 관행을 지적하며 마진과세 도입을 적극 반대하고 있지만 여야는 뚜렷하게 반대도 찬성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강석훈 조세소위원장(새누리당)은 조세소위를 마친 뒤 "일단 중고차 업계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중고차를 수출하는 업계의 경우 마진과세를 도입할 시 세제상 혜택이 줄어 난감해하는 상황인 반면 국내 중고차 업체들은 마진과세 도입시 현재보다 더 큰 세제상 혜택을 받게 돼 찬성하고 있어 논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마진과세를 반드시 해야한다는 사람도 없지만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도 없다"며 "아직은 논의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