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수법 유형화 및 유의사항 안내 강화
최근 금융사를 사칭해 돈을 편취하는 대출사기가 다시 유행하면서 금융당국이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고전적인 대출사기수법이 다시 나타나고 있어 이를 유형화하고 유의사항을 안내하는 등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A씨는 캐티탈을 사칭한 대출사기범으로부터 "정부에서 신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서민대출을 취급하는 곳인데 자금이 필요하냐"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A씨는 대출거래신청서를 작성해 보냈는데, 대출사기범은 "대출이 승인이 됐지만 은행 신용상태가 안 좋아 B법무사에게 법원 공탁금을 보내라"고 요구해, 총 180만원을 송금했지만 사기를 당했다.
C씨는 은행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신용평점이 낮아 대출이 어렵지만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받아 당일 상환하면 신용평점이 올라 마이너스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C씨는 대출사기범의 말을 따라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받아 같은 날 상환을 위해 사기범이 알려주는 계좌로 송금했지만, 이 계좌는 사기범의 계좌로 송금한 돈을 모두 빼앗겼다.
이러한 대출사기 수법들은 지난 2012년 저금리 대출로 유혹하며 보증금이나 공탁금 명목으로 수억원의 돈을 가로챈 울산 대출사기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주요 대출사기를 유형화하고 금융소비자 유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강화했다.
이갑주 금융민원실장은 "제도권 금융사는 사전에 수신을 동의한 고객에게만 전화 마케팅을 통해 대출을 권유하거나 대출안내 메시지를 발송한다"며 "수신 동의하지 않은 금융사로부터 대출 권유 전화를 받거나 문자메시지를 수신했다면 불법 대출광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유형화한 대출사기는 ▲대출을 미끼로 한 금전 편취형 ▲대출알선형 편취형 ▲개인정보 수집 후 사기대출 형으로 구분된다.
대출을 미끼로 금전을 편취하는 대출사기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대출이 어려워 공탁금이나 보증금, 예치금, 보증보험료 등이 필요하다며 금전을 요구하거나, 신용등급 상향조정 목적의 전산작업 비용과 이자 선납 등을 요구하는 경우다.
금감원은 정상적인 금융사의 경우 대출 명목으로 공탁금이나 보증금, 전산작업 비용, 선이자 등의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만일 돈을 입금했다면 사기범의 연락처와 송금계좌 등을 신속히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송금한 은행에 사기 이용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출 알선료 편취 유형은 1금융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준다고 속여 실제로는 고금리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뒤 대출알선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이다.
저금리 전환대출은 고금리대출을 6개월 이상 이용하면서도 정상 상환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다 대출 여부는 고객의 신용등급과 채무내역, 연체이력, 소득 등을 고려해 금융사가 결정하므로 메시지 등을 통해 대출을 권유한 후 저금리 전환대출을 약속한다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수집 후 사기대출형은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알선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주민등록 사본과 체크카드, 통장사본 등의 정보를 수집해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잠적하는 수법이다.
금감원은 대출 신청을 위해 팩스나 SNS를 통해 제공된 신분증과 통장사본 등 금융거래정보는 대출사기에 이용될 수 있으므로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출사기를 당했을 경우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하고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출사기가 의심되거나 실제 피해를 입었을 경우 '금감원콜센터(☎1332)'와 '서민금융1332' 인터넷 홈페이지를 적극 이용하고, 고금리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환승론 서비스'와 '바꿔드림론'과 같은 전환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서민금융기관과 상담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