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2015년도 예산안을 가결시켰다. 헌법이 정한 법정처리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2년만이다. (사진 = 김용진 기자)
12년만에 법정처리시한 준수…누리예산 5064억 반영
예산부수법안, 선진화법 수정동의안 규정으로 '진통'
정부, 서민생활·경제활성화·안전분야 예산 확대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2015년도 예산안을 정부가 제출한 376조보다 6000억 순삭감한 375조4000억(세출기준) 규모로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홍문표 예산결산특위 위원장과 예결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학재,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이 발의한 '201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해 재적의원 273명 찬성 225명, 반대 28명, 기권 20명으로 가결시켰다.
새해 예산안이 헌법이 정한 법정시한 내(12월2일) 처리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법정처리시한에 자동부의 되는 규정이 처음 적용된 덕이다. 그동안 법정처리시한을 넘기거나 해를 넘겨 새해예산안이 통과돼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국회 예산안 처리 역사를 다시 쓰는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국회 자동부의제도와 국회의장의 예산부수법안 지정 규정 등을 활용해 야당의 반대에도 '단독처리'도 불사할 태세였지만, 세입예산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 수정동의를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국회법 95조 5항)을 뒤늦게 파악하는 등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이해에서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야는 앞서 정부가 제출한 376조원 규모(세출 기준)의 예산안에서 3조6000억원을 삭감하고 3조원을 증액, 세입감소 4000억원과 재정적자 축소 2000억원을 반영해 375조 4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14회계연도 예산 355조8000억원보다 20조원 늘어난 것이다.
□ 서민생활 안정에 재정지원 '팍팍' =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어려운 경제여건 등으로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생계비 부담 등을 완화해주는 재정지원이 확대하기로 했다.
여야가 막판까지 합의 난항을 겪었던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지원과 관련, 지방교육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지방채 이자 333억원 및 대체사업 4731억원 등 목적예비비를 5064억원을 반영했다. 교사근무환경 개선비(월 15→17만원) 인상에 179억, 교사겸직 원장 수당으로 105억원이 각각 지원된다.
또 어르신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재능활용형 일자리 사업기간도 종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 관련 사업예산을 107억원으로 증액했다. 여기에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6만4716개소, 개소당 190만원) 예산은 298억원으로 늘렸다.
한-중,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등으로 피해입을 농어촌지역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농가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 500억원을 반영했다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출자(+3000호) 및 전세임대 경상보조(+7000호) 추가 공급 등 서민 주거 지원이 확대되며,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지원에 50억 원을 늘리기로 했다.
□ '경제활성화' 위해 돈 푼다 = 특히 정부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자리, SCO 등의 투자를 확대하고, R&D(연구개발) 투자 등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재정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비정규직 전환 지원금이 정부안 대비 68억원 증액됐으며,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등 취업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445억8000만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된다.
또 내년부터 최저임금 100% 적용에 따른 경비·단속직 근로자의 대량 해고 방지를 위해 고령자 고용연장지원금(1인당 분기별 18만원) 지급도 확대된다. 고령자 고용지원금에 쓰이는 예산은 54억원으로 책정됐다.
고속도로 등 국가기간망 확충을 위한 SOC 투자사업도 4000억원으로 늘어난 24조8000억원으로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진입도로 건설 등 경제자유구역 기반시설 조기 확충 사업으로 191억원이 쓰이며,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접경권 발전 사업에는 1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영호남 차별예산으로 지적받았던 '보성~임성간 남해안철도'에 50억 원을 추가 반영했다. 여기에 지역산업 활성화 및 지역 특화 발전을 위한 R&D투자 예산도 1조5245억원으로 확대됐다.
□ "안전 또 안전" = 지방의 소방·안전시설 확충 등을 위해 담배 개별소비세의 20%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신설된다. 이를 통해 약 3141억원의 재원이 확보된다. 또 재해위험지역 정비(3524→3897억원), 수리시설개보수(4800→5487억원) 등 재해예방 투자 예산도 지난해와 비교해 확대됐다.
세월호 사건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생존자 및 유가족을 위해 '트라우마센터'를 만들어 지원하는 예산 20억원도 안전예산 차원에서 반영됐다.
영세 소사육 농가(50두 미만)에 대해 구제역 백신접종 시술비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105억원이 투입된다. 당초 정부안(3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파출소·지구대 신·증축 등을 통해 치안 역량과 생물테러 등 위기 대응 역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생물테러 대비 등을 위해 81억원의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한 군 장병을 위한 안전·복지 지원 등을 위해 230억원을 예산을 투입, 향후 장병 복지 향상을 위해 화장실, 세면장 등 노후 병영생활관 시설지원 등으로 쓰이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2015년 예산은 예년에 비해 20일 이상 조기에 의결됨에 따라 민생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함께 예산의 법정시일 내 확정으로 정부예산과 연계된 지자체, 공공기관은 물론 가계·기업도 그간 연기해왔던 투자 등 의사결정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