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 중 하나인 현대증권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 안팎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8일 현대증권 및 증권가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에 서울국세청 조사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파견,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매출액 5000억원 이상 대형법인에 대해 4년 주기로 진행하는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4년만에 이루어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내부 규정상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지난해부터 실시하는 대형 금융투자회사들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으로 의미를 축소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조사 대상이 '현대증권'인 점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현대증권은 정부 기금 운용 과정에서 이를 유용한 것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 산하 기금으로부터 약 30조원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면서 일부 채권을 시가보다 낮은 헐값에 매입했다가 다른 지인의 계좌에 매각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수익기금만 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과 금융업계의 추정이다. 이처럼 불법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되는 시점에서 국세청 세무조사가 착수되면서 금융권 내부에서는 현대증권의 세금누락 여부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증권의 당기순이익은 한국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재무제표상 지난 2012년 마이너스 670억원, 지난해 마이너스 43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하다가 올해 3분기 동안 플러스 310억원을 기록했다.
사옥 매각 이익이 반영되며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260명의 희망퇴직을 포함한 46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위로금을 지급해 이 부분 수익이 16% 줄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