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텍·에어리즘 일부 품목서 피해 사례 줄이어
교환·환불, 약값·병원비 등 보상
고객 불만에도 주의 고지 없이 판매 지속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UNIQLO)가 히트텍 등 일부 기능성 내의류에서 피부 발진 문제가 제기됐으나 주의 고지 없이 판매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히트텍은 유니클로의 주력 상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은 유니클로의 기능성 속옷 라인인 ‘히트텍’과 ‘에어리즘’ 총 2종이다. 히트텍은 지난 201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3억 장 이상이 팔린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일반 발열 내의와 달리 디자인을 강화해 겉옷처럼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기능성 속옷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히트텍이 겨울철 기능성 속옷이라면,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 에어리즘은 사계절용이지만 특히 여름을 겨냥한 내의 브랜드다. 두 제품 모두 피부에 직접 맞닿는 내의류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주부 A씨는 얼마 전 유니클로 한국 진출 10주년 기념 세일 기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위해 히트텍을 구입해 입혔다가 온몸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 발진 부작용이 생겨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내복을 벗기고 피부 연고제 한 통을 다 바른 뒤에야 아이의 피부는 진정됐다.
여름철 기능성 속옷 라인인 에어리즘 제품군에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유니클로 발진’이라고 치면 “에어리즘 피부 발진 조심하세요” “유니클로 에어리즘 발진 땀띠”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소비자 불만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일부는 “동생이 주말에 유니클로 가서 에어리즘군 브라탑을 사서 빨아 입었는데 울긋불긋 발진이 생겨 벗어버렸다. 듣도보도 못한 브라탑 발진이라니···.” “착용감도 좋고 해서 브라탑을 몇 번 입었는데 몸이 근질근질거려 긁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병원비, 약값, 옷값 환불해준다는데···. 결론은 귀찮다” 등의 사연을 적은 뒤 발진이 돋은 사진까지 첨부했다.
피해를 호소한 사람 가운데는 임산부도 있다. 유니클로 속옷을 입은 뒤 등에 손바닥만하게 좁쌀 발진이 생기더니 어느샌가 등 전체, 그 다음날은 옆구리와 배, 가슴까지 번졌다는 사연이다. 에어리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지난 여름,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에는 에어리즘으로 인한 발진 피해를 호소하는 상담 전화도 걸려왔다.
한 소비자는 “고객센터에 전화해 물어보니 사람에 따라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추후 환불 조치를 받았지만 일부라도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사전에 고지는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문제는 유니클로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유니클로 측은 “면과 같은 천연섬유가 아닌 이상에는 특정 옷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면서 “안전성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고객센터에 접수된 불만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같은 옷을 입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답답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히트텍의 주성분은 폴리에스터, 폴리우레탄, 레이온이다. 에어리즘에는 폴리에스터, 폴리우레탄, 큐브라 등의 섬유화합물이 쓰였다.
박용희 한국소비자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은 염색 과정에서 알러지를 유발하는 염료를 사용했을 경우 자주 나타난다. 피해 범위가 크지 않다면 개인차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보다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등 섬유공인시험기관을 통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