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의 국세공무원 생활을 접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안동범 대전지방국세청장(사진)은 평소 '음악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었다.
나이에 비해 고운 피부,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그는 틈나는 대로 갈고 닦은 멋진 색소폰 연주 실력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 동료들에게 음악을 통한 '감성'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
국세공무원으로서 그가 걸어온 이력은 이와는 다소 반대다. 청렴 파수꾼으로 국세청 직원들의 저승사자 역할을 담당하는 '감찰' 라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상률 전 국세청장 재임시절에는 4급 이상 고위간부들을 집중감찰하는 '특별감찰팀장'까지 맡았다.
이후 본청 감찰담당관으로도 일했다. 청렴과 강직, 그가 공직생활을 하며 철칙으로 삼았던 가치들을 맡은 바 보직을 통해 표출해 왔다는 것이다.
음악을 통한 행복세정을 꿈꾼 그가 이러한 이력을 걸었다는 점은 다소 낯설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국제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2년 일반공채 시험(7급)에 합격해 국세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일선 세무서를 두루 거치면서 현장경험을 쌓았고, 서울국세청 감사관실 감찰계장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특기'를 획득했다.
그의 특기가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재임 시절이었다. 2008년 당시 4급 이상 국세청 간부들을 감찰하는 특별감찰팀장으로 임명됐으며, 이후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국세청장 직무대행) 체제 하에서 본청 감찰담당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부이사관, 고위공무원으로 연달아 승진하면서 2010년 서울국세청 징세법무국장, 국제거래조사국장 등으로 일했고 올해 초 대전국세청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직원들에게 공직자의 청렴도를 유독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진 안동범 대전국세청장.
평소 '내가 잘못하게 되면 모든 것이 끝나게 된다, 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말을 직원들에게 누차 이야기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말이 담고 있는 의미는 국세공무원으로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청렴강직을 체득하라는 채찍질이었다는 전언이다.
대전국세청장으로 재직한 지난 1년 동안 틈만 나면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차가운 국세공무원이 아닌 따뜻하고 감성적인 국세공무원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는 후문. '행복세정 전도사'의 인생 제1막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 안동범 대전국세청장은…
▲1957년 ▲서울 ▲검정고시-국제대·한양대 경영박사 ▲일반공채(7급)
▲용산세무서 부가2과장, 여의도세무서 소득과장, 영등포세무서 부가1과장, 광진세무서 신고1과장, 서울국세청 감찰계장, 서울국세청 부가1계장, 홍천세무서장, 평택세무서장, 중부국세청 2국3과장, 중부국세청 조사1국2과장, 서울국세청 감사관, 국세청 특별감찰팀장, 국세청 국제조사과장, 국세청 감찰담당관, 국세청 심사2담당관, 서울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대전지방국세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