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LIG손보 인수 결승점 다왔다

코스피, 유가 하락·러시아 '한파'에 맥 못춰

'KB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 KB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일괄 사퇴하기로 밝힌데 이어 KB금융이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적극 반영한 재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수 승인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올해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KB금융이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은 제대로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금주는 우리나라 증시가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까지 붕괴되면서 좀체 활기를 찾지 못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러시아 한파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심해지면서 코스피가 주저 앉은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손보사의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실손의료보험 자기부담금이 오르는 등 가입자의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 금융당국, KB금융 LIG손보 인수 승인 가시화?=금융당국이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에 대해 처음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당초 LIG손보 인수 승인의 전제조건이던 KB금융의 사외이사 퇴진에도 충분조건이 아니라며 인수 승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금융당국은 KB금융이 '내부통제 강화 및 지배구조 개선' 잠정안을 내놓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KB금융의 사외이사가 이달 10일 일괄 사퇴하기로 밝힌데 이어 15일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내년 정기 주주총회 때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KB금융의 내분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물러나기로 한 것에 대해 "LIG손보 인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요건이지 전부가 아니다"며 여전히 인수 능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KB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부문검사 결과를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KB금융이 지난 17일 사외이사 감축과 권한 축소, CEO승계프로그램 마련 등 최근 금융위가 내놓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적극 반영한 '내부통제 강화 및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직접 "KB지배구조 개선이 진일보"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 위원장은 지난 18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을 위문한 자리에서 "KB금융이 제출한 지배구조 개선안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며 "(LIG손보) 인수에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꼭 1주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의 이같은 발언은 인수 승인이 '9부 능선은 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제윤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보고 오는 24일 전체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 적격성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방향성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혹시 모를 여지를 남겨뒀다.

□ 1900선도 무너진 코스피…“러시아 한파 무섭네”=코스피 지수가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함께 러시아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마저 무너졌다.

한 때이지만 장중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66포인트(0.14%) 하락한 1897.50을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약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러시아 경제위기 우려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유가 하락 위험성이 높고 러시아 디폴트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신흥국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실손의료보험 자기부담금 '두 배' 가입자 부담도 '두 배'=병원 진료비나 약값의 실비를 보장해주는 실손의료보험의 자기부담금이 내년부터 두 배 오르면서 가입자 부담도 커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내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의 이번 대책은 2009년 도입된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손해율이 110%에 달하면서 보험사들의 상품 가격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자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비의 90%까지 보험사가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가입자가 현재 약 33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보장성이 높다보니 받지 않아도 될 치료나 불필요한 비싼 치료를 받는 등 '과잉진료'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과잉진료를 줄이고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기부담금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보험사들이 인상 억제를 약속했던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최대 2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별로 보험료 인상을 최대 5% 억제하도록 해, 10% 안팎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부담금과 함께 보험료마저 오르면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