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기유, 혼합자일렌 이어 카본블랙 사업 진출
2017년 가동...정유비중 60%로 끌어 내린다
안정된 생산구조와 양질의 원유 확보로 다른 정유사들이 유가하락 때문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낼 때에도 나홀로 이익을 내고 있던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아닌 사업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가격이 반토막 나고 전망 마저도 우울해 매출의 전부가 석유정제인 현대오일뱅크로서는 더이상 석유정제에만 매달릴 수 없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8일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정유를 넘어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중장기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카본사업진출에 앞서 올 8월 윤활기유 공장을 가동했고 2016년에는 지금 짓고 있는 혼합자일렌 공장도 생산을 시작한다.
이번에 착수한 카본블랙 사업은 2017년부터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2017년 이후에는 윤활기유, 혼합자일렌, 카본블랙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추게 돼 석유가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커 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현재 100%를 차지하고 있는 정유매출을 중장기적으로 60% 수준까지 떨어 뜨린다는 계획이다.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 활용...원가 낮춰 경쟁력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지시간으로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계 한 카본블랙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본블랙은 석탄에서 나오는 콜타르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오일 등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 탄소분말. 주로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쓰인다.
지금까지 현대오일뱅크는 슬러리 오일을 아스팔트나 블렌딩에 쓰고 나머지는 카본블랙 제조업체에 팔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슬러리 오일을 자체 사용함으로써 카본블랙의 제조원가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8만 6천㎡(2만 6천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카본블랙 합작 공장은 연간 16만 톤의 카본블랙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구자인 신사업팀장은 “합작사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 연간 3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글로벌 쉘, 코스모석유,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기업들과 활발한 합작을 통해 BTX, 윤활기유, 혼합자일렌 제조와 같은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