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9일 경제활성화를 내세우며 기업인 가석방을 주장한데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생계형 사범에 대해서도 사면이나 가석방에 포함시킬 뜻을 내비쳤다.
새누리당은 이날 이러한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야당은 이에 대해 기업인 가석방을 위한 '물타기'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대통합·대화합이라는 대명제 속에서 경제 활력을 위해 야당과 협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가석방뿐 아니라 사면을 건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당과 행정부가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제기했는데, 일리는 있으나 이 문제는 이렇게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모범적으로 (형을)사는 많은 생계범도 경제 활력과 대통합에 동참하고 가족을 살리는 길에 참여할 수 있다면, 왜 기업인만 석방하고 그들은 수감시켜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생계형 사범들의 가석방과 사면을 함께 건의하는 것은 기업인 사면의 '물타기 전략', '총대매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오후 브리핑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인 가석방이 필요하다고 여론을 떠보더니 이제 '기업인 뿐 만 아니라 생계형 민생사범까지 가석방과 사면, 복권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하자'고 새누리당이 먼저 발 벗고 나섰다"며 "전형적인 물 타기 작전이며, 대통령 친위부대의 총대매기"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생계형 민생사범과 재벌총수가 딜의 대상인가. 둘을 묶어 한꺼번에 경제활성화를 위해 풀어주자는 주장은 그야말로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민생사범과 재벌을 묶어 같이 풀자고 물타기 하는 수법은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재벌만을 대표하는 정당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것이 오히려 신사다운 행동일 것"이라고 거듭 꼬집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가석방자의 형 집행률 현황' 자료를 제시하며 "2007년부터 올 9월까지 형기의 50% 미만을 채운 상태에서 가석방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며, 가석방된 이들의 99% 이상은 형기의 70% 이상을 채웠다"며 "형기의 70%를 못채웠는데도 가석방해주면 특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종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 여당이 기업인 가석방 대상으로 고려중인 최태원 SK 회장이나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형기의 50%정도를 채운 점을 지적, "(이들이) 가석방된다면 오히려 전례가 거의 없는 특혜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사면권 제한 대선공약을 파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대신 가석방을 통해 비리 기업인들을 풀어주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청와대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비리 기업인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대선공약의 근본취지를 이행하려는 의지를 책임 있게 밝히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은 기업인의 역차별 등을 거론하며 기업인 가석방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기업인 범죄에 대한 국민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기업인 가석방 주장이 나와 반대 여론이 형성돼 부담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면권 제한'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난 1월 28일 취임 이후 첫 특별사면 조치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등을 대상에서 제외시킨 바 있어 최 부총리와 당의 건의에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