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법정으로 간 '3밴드 LTE-A 세계 최초 사용화‘를 둘러싼 이동통신 3사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3밴드 LTE-A는 3개 대역 주파수 묶음기술(Carrier Aggregation·CA)을 적용해 지금의 LTE-A보다 4배 빠른 최고 300Mbps(초당 메가비트)로 내려 받을 수 있는 통신방식으로 상용화는 한국이 처음이다.
따라서 어떤 통신사가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3밴드 LTE-A를 상용화 했느냐는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론이 없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우선 싸움은 지난달 29일 SK텔레콤이 ‘3밴드 LTE-A의 세계최초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라는 보도 자료와 함께 소비자평가단을 구성해 상용서비스의 시작을 알린데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KT는 “SK텔레콤의 발표는 고객과 통신시장의 상용화 정의에 비춰볼 때 실질적인 상용서비스로 간주할 수 없다”며 단말기 품질, 커버리지 구축, 유통망 배포 등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싸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지난 9일 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광고를 선보이자 잠시 침묵을 지키던 KT가 적극적인 대응을 나서면서 사건이 커지게 되었다.
11일 KT는 “9일 시작한 SK텔레콤의 ‘3밴드(주파수)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방송 광고에 대해 10일 서울중앙지법에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상용화라고 주장하는 단말기는 고객 체험용으로 상용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처분 배경을 밝혔다.
SK텔레콤도 반박에 나섰다. 11일, SK텔레콤의 3밴드 서비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에서 발간하는 ‘LTE로의 진화 리포트’에 지난해 12월 29일 ‘3band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소 거리를 두고 있던 LG유플러스도 가세했다. 11일자 설명 자료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이미 3밴드 LTE-A 상용 망에서 시험용 단말기를 통한 속도 측정 등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완료했다”면서 SK텔레콤의 논리대로라면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이전투구가 벌어진 배경에는 ‘상용화’의 엇갈린 해석이 자리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제조사 및 이통사의 단말기 테스트 완료, 공식 출고가 책정, 매장에서의 일반 고객 구매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체험용 단말기를 상용화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가 구성됐으며 이용 가능한 단말기가 개발되고 해당 단말기를 유료로 구매하는 고객이 있기 때문에 ‘상용화’ 문구를 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술을 개발해 놓고 실제 서비스와는 관계없는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라는 명분에 얽매인 진흙탕 싸움으로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키우는 것은 물론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할 우려도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