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사망자'에게 국세를 잘못 부과하는 일을 저지르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과효력이 발생하지도 않는 세금에 대해 체납관리를 하는 등 쓸데없는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감사원이 발표한 '국세청 기관운영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사망자에 대한 국세 부과 및 체납관리를 부적정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세법에서는 상속이 개시된 때 그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 처분비를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지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해 피상속인이 사망한 후 승계되는 국세 등의 부과징수를 위한 잔여절차는 상속인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소리다.
문제는 국세청이 사망자에게 국세를 잘못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사망자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수십년이 지나서도 부과효력 조차 없는 세금에 대해 체납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연도별 사망자에 대한 부과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사망자 258명에게 97억9700만원을 부과한 후, 1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173억2900만원을 체납관리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까지 사망한 납세의무자 1940명에게 3616건의 국세를 부과해 부과효력이 발생하지도 않은 세액 1298억9200만원을 체납관리하는 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었다. 더욱이 1940명 가운데 상속개시 당시 1000만원 이상의 상속재산이 있었던 사람은 8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사망자에 대한 부과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관세에서는 사망자에게 잘못 부과한 국세의 정리방안 및 사망자로부터 상속재산을 받은 상속인 등에 대한 부과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자 1940명에게 부과해 체납관리하고 있는 국세에 대해 상속인등에게 부과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하고, 향후 사망자에 대한 부과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사망자에게 국세를 잘못 부과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