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언론 외압 의혹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내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與 '이완구 사수' 설 전 강행 가능성↑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당초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무수한 의혹들로 인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투기의혹과 본인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 언론 외압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사실상 '인준 반대'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후보 낙마가) 세 번째라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 이 후보자에게 청문회의 일말의 기대를 하면서 지켜보고 인내를 해주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다"고 '사퇴'를 촉구했고,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어제 청문회는 죄송 청문회, 반성 청문회, 사과 청문회였다"며 "오늘 청문회에 입장하지 말고 자진사퇴하면 좋겠다.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격 인사"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1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 인준 문제에 대한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이 인준 반대나 표결에 불참해도 여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해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단독처리는 가능하다.
특히 새누리당은 앞서 지난해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들의 연이은 낙마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표결을 강행할 경우에 짊어질 정치적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속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반쪽 총리'는 여야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어려워 민심이반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야 모두 이날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당 지도부가 사실상 '반대'하는 상황에서 경과보고서 자체를 채택안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임명동의 법정시한인 오는 14일까지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 박 대통령은 15일부터 열흘 이내에 청문경과 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국회에 재요청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설 연휴 이후로 임명동의안 표결이 늦춰지게 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야당의 입장이 변화하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해진 입장이 없다. 현재로서는 인준 표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설 연휴 이후로 미룰 경우 민심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 야당이 반대해도 청문경과 보고서를 단독 채택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수 있다.
인사청문특위 여당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 해야지 늦어버리면 연휴 때 민심이 더 돌아설 수 있다"며 "연휴 때 가족들이 모여서 총리 문제를 이야기할 텐데, 더 악화되면 힘들다. 세 번째 낙마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