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필지의 땅에 사업용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가 섞여 있을 때 양도소득세는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
대법원은 최근 “한 필지의 토지가 사업용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로 구분되는 경우에는 사업용 토지 부분과 비사업용 토지 부분을 각각 ‘하나의 자산’으로 보아 각기 다른 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소득세법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하여는 사업용 토지보다 높은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소득세법은 양도소득세 과세 시 ‘하나의 자산이 두 가지 이상의 세율에 해당하는 경우는 그 중 가장 높은 것을 적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상 판결에서 문제가 되었던 사안은 한 필지의 토지 중 일부는 배수로 및 등산로로 사용되어 사업용 토지에 해당하는 반면, 나머지 부분은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세무서장은 당해 토지의 양도소득 전체에 대하여 비사업용 토지에 매기는 중과세율을 적용하였다. 한 필지의 토지 중 일부가 사업용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부분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면 하나의 자산으로 보아 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세처분에는 근본적으로 이상한 점이 있다. 하나의 자산이 사업용 토지에도 해당하고, 동시에 비사업용 토지에도 해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토지를 사업용과 비사업용 2개의 필지로 따로 나눠 양도하는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형평성이 맞지 않게 된다. 만약 토지를 분필하여 양도하였다면, 비사업용 토지 부분에는 중과세가 적용되겠지만, 사업용 토지로 사용한 부분에 대하여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토지를 하나의 필지로 그대로 양도하느냐, 분필하여 양도하느냐에 따라 세부담에 차이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대법원은 우선 ‘하나의 자산이 두 가지 이상의 세율에 해당하는 경우 그 중 가장 높은 것을 적용한다’는 규정에 대하여 이는 해당 자산이 하나의 자산임을 전제로 하는 규정일 뿐이라고 그 적용 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하였다.
가령 토지를 양도하면 일반적인 양도소득세의 세율이 적용되나, 미등기인 상태에서 양도하면 일반세율이 아닌 미등기에 적용되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도록 한 취지의 규정으로 대법원은 해석하였다. 즉, 하나의 토지가 사업용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에 모두 해당할 수 없으므로 이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필지의 토지가 사업용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로 구분되는 경우에는 전체 토지가 하나의 자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용 토지 부분과 비사업용 토지 부분이 각각 ‘하나의 자산’을 따로 구성한다고 보았다.
결국, 전체 토지의 양도소득을 사업용 토지 부분과 비사업용 토지 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에 대하여 다른 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이러한 판시는 실질과세 원칙 측면에서도 타당한 판결로 생각된다. 전체 토지 중 일부가 사업용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체 토지를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하여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대법원 2014.10.30.선고 2012두1537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