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종합검사 없애고 현장검사 축소
증권업계, 지난해 순이익 전년비 600% 증가
금융감독원이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다. '담임선생님' 방식의 감독으로 금융사들을 옴짝달싹도 못하게 했던 금감원이 최소한의 개입으로 금융사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 대신 문제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으로 금융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KB사태 당시 제재를 번복해 문제를 드러냈던 제재심의위원회도 손 본다.
수년 동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 오랜만에 웃었다.
보험업계는 오는 4월부터 출시되는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자기부담금을 20% 이상으로 늘리도록 한 정책이 이슈가 됐다.
□ 금감원, 오는 2017년까지 종합검사 없앨 것 = 금감원은 금융회사 경영에 대한 간여를 최소화하여 금융회사 경영의 자율성을 높여줄 계획이다. 또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종합검사를 오는 2017년까지 없애고 현장검사도 줄여 금융회사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줄 예정이다.
단 현장검사를 축소하는 대신 경영실태평가와 상시검사를 강화한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진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경영건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감독관행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으로 앞으로 금융회사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하던 관행을 벗어던지고 배당이나 이자율, 수수료, 신상품 출시에 대한 금융회사의 결정을 존중해 자율과 창의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우량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일부 규제를 완화해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우대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핀테크(금융과 IT의 융합)산업에 금융회사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중대하고 반복적인 위규 사항이 나타나면 영업정지 및 CEO 해임권고(건의) 강력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를 손질했다. 금융위원회 발언권과 의결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제재심 민간위원을 현행 6명에서 12명 풀(Pool)로 운영하고, 소비자 보호와 IT부문의 전문가도 위촉한다. 민간위원의 경력 요건은 현행 5년에서 10년 이상으로 높여 전문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제재심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재심의위원 명단은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하지만 제재심 회의 시 지명된 위원은 비공개다.
한편 중대한 금융 사고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위원회를 연속해 열어 심의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 증권사 실적, 1년 만에 600% 증가 =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증권사들이 오랜만에 순이익이 늘어나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58개 증권사 순이익이 전년보다 557%가 증가한 1조444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한데다 판매관리비가 줄어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은 6조15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513억원이 증가했고, 판매관리비는 1418억원이 줄었다.
반면 파생상품 관련 손실과 주식관련 손실은 각각 1조4604억원과 1280억원을 기록해 대조를 나타냈다. 또 수탁수수료 수익도 전년 대비 1811억원이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58개 증권사 중 46개사가 흑자를 기록했고 12개 증권사가 적자를 나타냈다.
□ 실손의료보험상품, 자기부담금 높여 보험료 부담 낮춘다 = 오는 4월부터 신규 출시되는 실손의료보험상품의 자기부담금을 20% 이상으로 올려 보험료 부담을 낮춘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 동안 실손의료보험은 자기부담금 수준이 낮아 과도한 의료 이용을 유발하고 보험료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것을 확인하면 불필요한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유하는 등 모럴해저드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자 고가의 비급여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보험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새로 출시되는 실손의료보험상품은 자기부담금을 20% 이상으로 설정해 보험료 인하는 물론 보험금 청구도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