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인준안 '턱걸이' 통과…'반쪽총리' 첫 발

국회는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상정, 재적의원 281명 중 가결 148표 부결 128표, 무효 5표로 의결했다.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과반(148명)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되는 임명동의안표결은 이날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원내 과반 의석(158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 본인과 비리 혐의로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을 제외한 155명이 집결, 표결에 참여했다. 국무위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도 본회의에 참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30명 의원 중 구속 중인 김재윤 의원을 비롯한 6명의 의원이 불참, 총 124명의 의원이 참석했고, 무소속으로 분류된 유승우 의원과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표결에 참여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 새누리당에서 최소 7표의 '이탈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기명 투표여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여당 의원 총동원령을 내려 155명이 출석했음에도 281명 출석의 과반인 141표에서 7표 밖에 더 끌어오지 못했다. 여당 내 이탈표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출석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반대를 할 때 하더라도 '당당한 반대 의사'를 밝히자는 의원들의 의견이 수렴돼 전격적으로 본회의에 참석 표결에 응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열 여섯 분의 의원이 의견을 나눴고 참석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도덕성과 자질에 있어 부적격하다는 국민의 뜻에 동감하고 부적격 뜻에 모았다"며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 당론이 아닌 자유투표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이 후보자를 내정한 이후, 25일 만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지만 야당의 거센 반대로 이 후보자의 향후 총리 행보에는 '반쪽총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비롯해 본인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 언론외압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나오며 '불량완구', '완구 (의혹)백화점'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야당은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조차 반대하며 거듭 '자진사퇴'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여론조사에서도 임명 반대 여론이 50%를 넘는 결과가 연이어 나왔다.

야당은 표결에 들어가기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역대 최악으로 생각될 만큼 후보자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며 "후보자는 그런 의혹들을 해명할 아무런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고, 할리우드 액션과 거짓말을 끊임없이 했다"고 지적했다.

야당 간사였던 유성엽 의원 역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대해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전체 국무위원으로 확대한 인사청문회"라며 "대통령의 전횡적 인사권을 국회에서 보완해 국가적 역할을 수행하자는 인사청문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부적격이 판명이 났다. 각종 여론조사 이를 뒷받침한다"며 "두고두고 후보자를 따라다닐 '위증총리', '의혹총리', '불량총리' 꼬리표를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라고 거듭 비난했다.

한편,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과 여당 위원인 김도읍 의원은 국정공백 우려와 경제활성화 등을 강조하며 "더 이상의 국정운영혼란 용인해서는 안 된다. 이점을 중히 여겨 대의민주주의 책임과 의무에 따라 이 후보자 찬성 표결해 달라", "후보자가 좀 부족하더라도 도지사 경력과 3선의 자질, 추진력 등을 높이 평가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