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정부의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중 조세조약을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유호림 강남대 교수는 24일 '중국의 QFII 제도와 조세 이슈'를 주제로한 금융조세포럼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가 후강퉁 이후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를 면제하기로 했지만 3년간의 한시적 면제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상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정책으로 증권시장을 개방했지만 조세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호림 교수는 중국이 적격외국인투자자(QFII)와 위안화적격외국기관투자자(RQF2)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여 중국 자본시장의 문이 활짝 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한·중 조세조약이 명확하지 않아 중국이 갑자기 자국 세법으로 과세한다고 할 경우 대응 방안이 없는 상태다. 현재 중국 세법에 따르면 국내 투자펀드에 대한 과세는 면제하는 대신 소득 분배 과정에서 투자자에게는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해외에서 투자하는 경우에는 펀드 자체를 과세 대상으로 보고 세금을 걷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중국이 우리나라 투자펀드에 이중과세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 교수는 "중국이 우리나라 펀드에 과세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실제로 세금을 부과할 경우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과세당국은 "한·중 조세조약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조약은 두 나라 사이의 이중과세방지협약에 따라 중국 내 증권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인'이 거주하는 한국에서만 과세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한·중 조세조약의 적용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QFII펀드 과세와 관련해 조세조약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중국 세법상 거주자 요건 이외에 '수익적 소유자'로 인정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세법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유 교수는 "조세조약에서는 양도인의 거주지에서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어 중국이 자국 세법을 적용한다고 하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자본시장 문이 더 열리기 전에 조약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