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국회를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인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악수하는 이 비서실장(오른쪽)(사진 = 새정치연합)
◈與, 옛 동지들 환대 속 '소통' 주문…野 "야당말도 귀 기울여 달라"
여야는 2일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일제히 '소통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그동안 김기춘 비서실장이 '왕실장'으로 불리며 여당 지도부와도 정책·정무적 소통이 거의 없다시피 해 소통부족을 지적받아왔다. 이에 이날 야당은 물론 여당 지도부도 이 실장을 향해 '당청 간 소통강화'를 거듭 당부했다.
이 실장은 이날 오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을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도 강조하신 게 소통"이라며 "그동안 소통을 안 한 게 아니라 그동안 보시기에 여러 오해도 있어서 오해를 풀어드릴 겸 긴밀한 소통이랄까, 상의도 드리고 기본적으로 인사드리러 왔다"고 인사했다.
이어 "당에서 생각하는 것과 분위기를 대통령께 전달해드릴 것"이라며 "저희들 낮은 자세로 해서 당·청 간 소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이 비서실장의 임명에 대해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는데 '장고 끝에 홈런'을 쳐서 마음이 푸근하다"며 환영했다.
이어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당시 이회창 전 총재 대선캠프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김 대표와 이 비서실장, 유승민 원내대표가 함께 한 시절을 거론하며 "감개무량하다"고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을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세 사람이) 동지의식이 강하다"며 "박근혜정부 3년차가 갓 시작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이병기 실장과 김 대표와 제가 정말 진정한 소통을 통해서 박근혜정부도 성공하고 새누리당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을 같이 찾아봤으면 하는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원내대표 선출 당시 '청와대와 매일 대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상기하며 "실장님이 오셔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역시 이 실장을 향해 '소통강화'를 거듭 주문했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 실장의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께서 소통을 이야기하셨고 이 실장이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 여론을 잘 들어서 소통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표가 경제문제와 관련해 "정치적인 것이 아니면 경제, 민생관련 법안을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지만 박 대통령의 생각이 경제 관료들의 보고에 따른 것이라면 경제 관료들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3법이 부동산을 살리는 법안이 됐지만 사실 그것만 갖고는 부동산 문제 해결은 안 되고 전월세 대책도 함께 논의했어야 한다.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정원 개혁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자, 이 실장이 "자리는 끝났지만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 '김영란법' 여야 막판 담판, 3일 본회의 처리 주목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는 2일 오후 '4+4'회동을 갖고 2월 국회 핵심 쟁점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제정안 처리를 위해 담판에 나선다.
앞서 여야는 '가족 신고 의무'와 '법적용 대상 확대' 등에 대한 수정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의 여야 합의를 존중,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공직자의 가족신고 의무 조항을 빼고 법 적용대상을 직계가족으로 축소하는 한편 직무관련성을 따져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기로 잠정협상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3일 본회의 처리를 전 지도부가 나서 압박하고 있어 이날 협상에서 타결될지 주목된다.
유 원내대표와 법사위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이날 오전 야당과의 협상을 앞두고 4가지 쟁점 사항에 대해 입장을 정리했다.
공직자 스스로 가족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조항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족관계를 파괴한다는 비판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제외하기로 했다. 또 법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가족 범위를 '직계 가족'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 부분 역시 야당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