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사 건물보니 '옛날 생각 나네'" = 세종시를 처음 찾은 선배 국세인들은 화려하고 규모가 큰 청사 건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나 할 것 없이 "감개무량하다"를 입에 달고 있었던 선배들은 옛 청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시청하면서 깊은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세종시에서 봐서 그런지 더 반갑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을 찾은 선배 국세인들은 너도 나도 반갑다며 인사를 나누었다.
국세청이 세종시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국세행정 발전을 위한 선배 국세인 초청행사'에는 추운 날씨가 먼 거리 탓에 선배 국세인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예상 외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선배 국세인들이 국세청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110명만이 수송동 국세청사를 찾았지만 올해는 160명의 선배 국세인들이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했다.
서울에 있을 때보다 더욱 애틋해진(?) 선배들과 후배들은 웃음꽃을 피우느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눴다.
선배 국세인들은 하나 같이 개청한지 49주년인 3월3일이 국세청의 제2개청일과 다름이 없다며 국세청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등 세종시 이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명찰이 우리를 살렸네" = 국세청사는 국세청이 직접 관리하지 않아 출입하는 과정에서 종종 직원들과 방호요원들 간에 시비가 붙는 등 불만이 많지만 이날만큼은 선배 국세인들이 출입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명찰을 준비, 출입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날씨 추워도 선배님이 오신다면…"
선배 국세인 초청행사는 2일 오후 4시 국세청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임환수 국세청장과 김봉래 차장을 비롯한 본청 국과장, 지방청장들은 행사 한 시간 전부터 청사 1층에서 선배 국세인들을 맞을 준비에 나섰다.
이들은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사 밖으로 나가 선배 국세인들이 차에서 내릴 때마다 깍듯하게 인사했다. 본청 과장들도 청사 1층 로비에서 선배들의 명찰을 챙겨주며 행사 지원에 나섰다.
국세청사는 엄격한 보안 탓에 선배 국세인들의 출입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사전에 명찰을 준비해 명찰로 출입증을 대신해 출입과 관련한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임 국세청장은 행사 시작 30분 전 1층 로비로 내려오던 중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마주쳐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하기도 했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용섭 전 국세청장, 이현동 전 국세청장도 모습을 드러내고 직전 국세청장이었던 김덕중 전 국세청장도 세종청사에 나타났다.
임 국세청장은 김 전 국세청장을 반갑게 맞이하며 1층 로비에 있던 국세청사 역사 사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국세청사 모형, 갖고싶네" = 국세청사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선배 국세인들을 위해 마련해놓은 모형. 선배들은 이곳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국세청은 선배 국세인들이 국세청사 규모가 너무 커 청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가 곤란한 점을 감안해 '포토존'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세청사를 사진으로 찍어 모형으로 만든 뒤 그 앞에서 촬영하는 것.
특히 국세청에서는 필름 생산이 단종된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필름을 확보해 선배 국세인들이 사진을 즉석에서 확인하고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를 했다. 선배들은 모형 국세청사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즉석에서 사진을 가져갈 수 있는 폴라로이드 매력에 푹 빠져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
선배들 '감개무량'…후배들도 '뭉클'
이번 행사는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수도인 서울을 떠나 진행된 행사이니만큼 지난 49년의 국세청의 역사를 훑고 지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1966년 서울 서대문 청사에서 처음 문을 열어 700억원의 세수를 걷던 국세청은 2014년 현재 세수 195조원을 걷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세청 49년 품은 세종청사?" = 국세청 49년의 역사가 세종청사 1층에 펼쳐졌다. 한걸음씩 뗄 때마다 보여지는 옛 국세청사들이 선배 국세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1966년 국세청이 개청할 때부터 국세청에 몸 담았던 제7대 국세청장이었던 서영택 전 국세청장은 "감개무량하다. 1966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130불이었다. 당시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뜻에서 국세청이 개청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 전 국세청장은 "당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나왔고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국세청이 발족됐다. 국세청이 세수확보를 원활하게 해서 경제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했다"며 "지금은 국민복지시대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돈은 국세청이 거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경제 양성화와 역외탈세도 중요하지만 국민 복지에 대비한 세수확보도 중요하다"며 "소득이 적든, 많든 모든 국민들이 재원조달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국세청이 앞장서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8·9대 국세청장이었던 추경석 전 국세청장은 "이제 세종시에서 제2의 개청이 시작됐다"며 "국세청 직원들이 일치단결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신뢰받고 국세행정의 융성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애틋한 선후배 국세인들" =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임환수 국세청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선배 국세인들. 세종에서 재회한 선후배 국세인들은 더욱 애틋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타지에서 고생하는 후배가 안쓰러운 마음에서 또는 멀리까지 찾아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으로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선배 국세인들과 현직 직원들은 선배들의 애정어린 조언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화답했다.
임 국세청장은 "오늘날 국세청이 뿌리깊은 나무처럼 굳건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은 선배들의 헌신과 조직에 대한 무한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만명 직원들의 역량 하나로 결집해 한층 더 발전하는 국세청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에 대한 애정을 말로 다하지 못한 선배들은 방명록에 '국세청 세종시 이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납세자가 알아야 할 일, 지켜야 할 일을 잘 알려주셔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세청이 되십시오'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