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날(3일) 본회의에서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육시설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사진 = 김용진 기자)
보육시설 CCTV설치법 부결…흡연 경고그림 게시 의무화도 처리 불발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첫 원내 과제 성적표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혁신과 변화', '당 중심인 국정운영'을 내걸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원내사령탑에 올라섰지만 첫 결과가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날(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육시설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부결, 여당 지도부의 안일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이 부결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많은 학부모를 실망시킨 데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법안 부결에는 우리 새누리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어린이집 운영을 20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투표결과 재석 171명 중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부결됐다. 의결 정족수인 출석의원 과반수(86명) 찬성에서 3표가 모자랐다. 법안에 반대한 의원 42명 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8명, 정의당 의원 4명이었고 여당에서도 1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에 나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들어 교실에 CCTV 설치를 주장할 수 없는 것처럼 어린이집 CCTV 설치는 타당한 대책이 아니다"며 "보육교사 양성체계와 지도감독 기관의 역할을 바로잡아야지, 학대사건이 터지니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으로 달아올랐던 국민적 분노에 힘입어 개정안이 급속히 추진되어 압도적 가결을 예상했지만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 침해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반대토론을 통해 받아들여졌다는 지적이다.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린이집 원장들의 로비가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원내지도부에서 이를 예상하고 표 단속과 함께 찬성토론에 적극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개정안에 대해 반대토론만 있었을 뿐 여당에서는 찬성토론은 준비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한숨을 쉬며 "꼭 처리해야 했는데 찬성토론을 하지 않은 게 부주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에서 영유아보육법 입법을 재추진하고 충분한 찬반 토론을 진행할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본회의에서 통과된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이 위헌 가능성과 형평성 논란 등이 거듭 제기되는 것과 관련, 1년 반 남은 시행준비 기간 동안 입법을 통한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법의 시행을 1년 반 앞두고 근본적 목적이 실현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입법의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모든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1년 반의 준비 기간에 입법에 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이러한 근본적 취지는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8조3항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대통령령의 가액 등은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담뱃갑 전면에 '흡연 경고 그림' 게시를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