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경기상황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광공업 등 생산이나 민간소비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지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DI가 5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에 따르면 생산 관련 지표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월 중 전(全)산업생산은 조업일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월(2.1%)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7% 증가에 머물면서 경기 전반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비스업생산은 설 연휴의 이동으로 도소매업(-3.2%) 등이 감소로 전환됐으며, 광공업생산은 전월(1.1%)에 비해 높은 1.8%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조업일수 증가(2일)를 감안할 경우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KID의 설명이다.
특히 민간 소비도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 머물렀다.
1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준내구재와 비내구재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년동월대비 –3.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계정조정 전월대비로도 지난해 말의 완만한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3.1% 감소로 전환됐다.
KDI는 이에 대해 "1월 중 소매판매액지수의 부진은 기저효과 및 명절이동에 따른 소비이연 등 일시적인 요인들이 일부 반영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1월의 낮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되면서 비교적 높은 전년동월대비 14.3% 증가했다. 2월 중 기업투자심리지수(한국은행 설비투자 BSI)도 실적치 및 전망치가 각각 전월대비 2포인트, 4포인트 상승한 97, 98을 기록했다.
수출은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됐다. 2월 중 수출은 전월(-0.7%)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전년동월대비 –3.2%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미국(7.4%)을 제외한 중국(-7.7%), EU(-30.7%), 일본(-23.4%) 등 주요 교역상대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달 소비자물가는 전월(0.8%)보다 더 떨어진 0.5%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가격의 하락폭이 확대(-20.4% → -24.3%)가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됐다. 1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2조5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다. KDI는 "이는 통상적인 계절성을 감안할 때 비교적 빠른 증가세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