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 정의의 여신상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공익재단에 기부한 주식에 세금을 부과한 것이 부당하다며 낸 조세소송에서 연이어 패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익재단에 기부할 경우 세금이 면제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왜 강 회장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을까.
법원은 강 회장이 조세특례를 적용받아 양도소득세 납부를 미룰 수 있었는데, 특례법에서 규정한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공익재단에 기부했기 때문에 당국의 과세권 행사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최근 강 회장이 낸 항소심에서 "조세특례법이 지주회사 중심의 단순 지배구조를 유도해 기업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양도소득세 과세를 미룰 수 있도록 특례를 허용했다. 하지만 다른 목적으로 주식을 증여할 경우 기업구조조정 촉진이라는 목적이 상실됐으므로 과세가 가능하다"며 항소를 기각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강 회장은 지난 2001년 대교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대교홀딩스를 설립하고, 대교홀딩스에 계열사 2개사의 주식을 출자한 대신 대교홀딩스 주식을 교부받았다.
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약 2740억원 가량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 납부를 미룰 수 있었다(과세이연).
한편, 강 회장은 2009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공익법인인 세계청소년문화재단에 대교홀딩스 주식 7만주, 약 70억원 정도를 기부했다. 재단은 이 기부가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으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현물출자한 자가 현물출자로 얻은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이연 받았다가 공익법인에 지주회사 주식을 출연했다면 과세이연 받은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며 강 회장에게 양도세 약 16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강 회장은 "조세특례제한법은 과세이연 후 직계존비속 등 가족에게 증여나 상속을 통해 지주회사 주식을 이전하는 경우 더 이상 과세이연의 효과를 지속시키지 않기 위한 규정"이라며 "경제력 집중이나 부의 세습과는 무관하게 공익 재단에 주식을 출연하고 그로 인해 어떤 경제적 이익도 얻지 않은 경우까지 과세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경우 "당초 보유하고 있던 2개 계열사의 주식이 지주회사인 대교홀딩스의 주식으로 전환됐을 뿐 이에 따른 처분이익을 얻은 바 없음에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은 '양도소득세 과세를 이연받은 거주자가 자기주식 교환으로 인해 취득한 지주회사의 주식을 증여하거나, 그 주식의 상속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과세이연 받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규정은 "양도소득세 과세를 이연받은 거주자가 지주회사 주식을 증여하는 경우 기업구조조정 촉진이라는 목적이 상실됐으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기존에 과세이연된 부분을 과세하고자 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주회사에 현물출자를 할 경우 주식의 양도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국의 양도소득세 과세는 이러한 이익에 대한 양도세를 과세이연했다가 부과하는 처분일 뿐이므로 실질적인 처분이익이 없음에도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한편, 강 회장은 고법의 판결에 불복해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상고심이 계류 중이다. [참고 판례 : 2014누584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