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대신·하나대투증권,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인상
김기준 "증권사들 이자놀이에 빠져…대출금리 내려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고금리 이자놀이를 하고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오히려 대출금리를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근 5년간 신용거래 및 예탁증권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현 NH증권) 등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평균 대출금리는 7.45%로 기준금리와 큰 격차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0.0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친 수준이다.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012년 7.78%에서 지난해 5.24%로 2.54%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012년 7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올해 3월 1.75%로 1.5%포인트나 내린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대출금리는 전혀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 결과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은 급증했다. 2010년 1조7000억원 수준이던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은 지난해 7조8000억원으로 4.6배나 늘었다.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대신증권의 평균 대출금리가 9.1%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8.00%), 메리츠종금증권(7.84%), 하나대투증권(7.52%), 신한금융투자(7.50%), 대우증권(7.33%), 현대증권(6.87%), 삼성증권(6.50%) 순으로 대출금리가 높았다.
이중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등 상위 6개사는 지난 3년간 금리조정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고,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은 2012년에 비해 각각 0.5%포인트와 0.28%포인트, 0.21%포인트 인상했다.
김기준 의원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가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손실위험이 훨씬 낮음에도 고금리의 이자를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고객이 매수한 증권을 담보로 잡는데다 담보유지비율을 140%로 유지하기 때문에 증권사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높은 대출금리와 관련해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김 의원은 증권사들의 조달자금인 CP나 채권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은행보다 더 적극 반영되기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기준 의원은 "기준금리가 여섯 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은 영업부진을 고객에 대한 이자놀이로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금감원은 증권사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