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붕어빵을 팔아 100만원을 벌었다면,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가 이 사람의 소득일 것입니다. 때문에 세율이 10%라면 매출 100만원에 세율 10%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100만원에서 비용을 뺀 금액에 세율을 적용m 세금을 부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차명계좌를 통해 매출을 누락해 소득세를 탈세한 사업자가 과세관청에 덜미를 잡힌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사업자는 차명계좌에서 사업비용이 지불됐다며 이것을 비용으로 인정해 세금을 깎아달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국세청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사업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심판원은 어떻게 판단을 내렸을까요.
□ "매출 누락은 잘못, 하지만 경비는 인정해달라" = 컨테이너를 제작, 판매하는 사업자인 A씨는 평소 지인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매출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탈세한 사실을 포착해 수입금액과 필요경비를 다시 계산해 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A씨는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A씨의 입장은 자신이 비록 차명계좌를 이용해 매출을 누락했지만 비용은 비용대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컨테이너를 제작, 판매하기 위한 인건비, 자재비, 운송비가 차명계좌에서 빠져나갔지만 과세관청은 이러한 지출을 비용처리하지 않은 채 소득세를 부과했으니 이를 다시 계산해서 부과해달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었습니다.
A씨는 "소득세를 신고할 때 반영하지 않은 경비가 있고 명백히 지출했다"며 "차명계좌에서 이러한 경비를 이체한 사실이 있으니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비용으로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A씨의 탈세를 적발할 당시 차명계좌를 통한 매출누락분에 대한 경비가 있을테니 여기에 대한 증빙을 요구했지만 소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는 당초 세무조사시 출고장부에 기재된 총매출액과 매출신고액과의 차액에 대해 매출누락인 것을 시인해 확인서를 제출했다"며 "매출누락에 따른 부외경비에 대한 소명요구를 했지만 관련 소명이 없었기에 부외경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A씨는 인적사항과 사업자등록번호를 기재한 금융지출 내역을 제출하며 추가비용을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외 거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빙이 없다"며 "근거서류가 미비하고, 개인에게 지급된 금액을 사업과 관련된 지출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A씨가 주장하는 금액을 필요경비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차명계좌 통한 지출, 경비인지 알 수 없다" = 심판원은 A씨의 차명계좌에서 지출된 금액이 컨테이너 제작, 납품을 위한 경비라고 보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객관적인 증빙이 어렵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심판원은 "A씨는 차명계좌에서 지출된 금액을 부외경비로 지출했으므로 추가경비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사업소득을 계산할 때 필요경비에 산입할 금액은 해당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의 합계액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부에 계상되어 있지 않은 부외경비를 실제 지급한 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을 해야한다"며 "이 건의 경우 차명계좌를 통한 지출이 A씨 명의가 아닌 타인의 명의로 지급돼 A씨의 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금액인지 분명하지 않고, 거래 상대방에 대한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5중07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