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한숨 돌렸네"…우려 씻어낸 종소세 신고 현장

1일을 마지막으로 국세청이 1년 중 가장 바쁘다는 '5월 2014년 귀속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납부 기간'이 마감됐다.

올해는 주목할 만한 점들이 꽤 많은 신고 기간이었다.

우선 개인납세과(소득세과 + 부가가치세과) 신설과 국세청 차세대 시스템이 개통된 이후 첫 번째 종소세 신고였다는 점. 아울러 근로장려금 대상자가 확대되고 자녀장려세제가 신설됐다는 점. 

여기에 더해 사상 초유의 연말정산 재정산 업무까지 겹치며 일선에 업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신고 전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왔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달리 비교적 '무난한 5월'을 보냈다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평가다.

□ 막바지로 갈수록 한산, "왠일로 사람이 없지?" = 일선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년 신고일 막바지로 갈수록 세무서에 물밀듯 밀려들던 방문 납세자들의 모습은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서울의 한 일선 세무서는 신고 마지막 날 오전 대기 번호가 2~3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한 일선 과장은 "석가탄신일 다음날인 지난 5월26일부터는 하루에 700~800명 가량 방문 납세자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마지막 날인 1일에 방문자가 확 줄었다"며 "(5월31일이 일요일이라) 1일까지 연장된 것으로 모르는 납세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 방문자 수를 보면 창구 방문자를 대략 알 수 있는데, 오히려 신고일 중반보다 막바지로 갈수록 주차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연말 재정산에 따른 분산효과라 분석하는 관계자들도 더러 있었다.

올해 국세청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이 신고기간 중에 국회를 통과 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추가 소득이 있는 근로소득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을 5월 말에서 6월 말로 1달 연장했다.

또다른 일선 과장은 "올해 근로소득 이외에 임대소득 등 다른 소득이 있는 이들의 신고기간이 연장되면서 신고창구를 방문하는 납세자들이 준 경향도 있을 것"이라며 "신고 막바지에 사람이 몰린다는 인식이 생겨 신고를 앞당겨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굳이 세무서를 찾지 않아도 집에서 신고할 수 있는 홈택스 전자신고가 정착되어 가는 면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전 안내를 통해 방문 납세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을 방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개인납세과 첫 종소세 신고, "인원 많아 좋네~" = 올해 종소세 신고는 개인납세과가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신고였다. 일선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득세 업무와 근로장려금 업무는 주로 개인납세2과에서 총괄하고 있으며 개인납세1과는 부가가치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개인납세과에 경험이 많지 않은 직원이 몰리며 종소세 신고에 다소 혼란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일선 직원들 사이에선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평이 우세했다.

한 개인납세과장은 "소득세 신고와 근로·자녀장려금 신고는 개인납세2과에서 총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전체적인 인원이 늘어나다보니 신고업무가 수월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 과에서 2~3명 정도 전화상담 지원을 받았는데 예년에 비하면 눈치도 덜 보는 편이고 개인납세 직원들도 신고창구에 신고창구 보다 자기 자리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종소세 신고에도 예년과 같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선 세무서에 대거 투입되며 직원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대부분의 일선 세무서는 신고기간 창구에 대학생 알바를 고용, 안내 및 신고 업무를 돕게 하는데, 한 세무서의 경우 24개 창구에 모두 대학생 알바를 고용하기도 했다는 전언.

한 일선 과장에 따르면 "인근 대학 세무학과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이 같이 대학생들을 신고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학생 입장에서도 학점을 인정해 주고 아르바이트비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고기간엔 대학생 알바 뿐 아니라 세무대리인들의 봉사활동 지원도 더해져 직원들의 업무부담을 덜어줬다.

□ "그래도 어려움은 있었다" = 올해 초 도입된 국세청 차세대 시스템은 시스템 안정화, 전산 오류 등 여러 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종소세 신고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바 있다.

실제 신고 초반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 금융소득조회 중 페이지를 일괄 출력하는 기능이 빠져 직원들과 납세자들이 진땀을 흘렸다는 전언.

한 일선 과장은 "120페이지 분량의 금융소득조회 결과를 출력하는데 차세대 시스템에 이를 한꺼번에 출력하는 기능이 없어, 직원이 120번을 일일이 출력해야하는 고충을 겪었다"며 "이후 일괄 출력 기능이 생겼지만 수정 전 직원과 납세자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하곤 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름 시스템이 안정화 되고 직원들도 어느 정도 시스템이 손에 익숙해 큰 무리가 없었다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올해는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 사태가 벌어진 해.

국회는 지난달 12일 본회의를 열고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세무서를 찾아오는 재정산 대상자 때문에 일선 직원들은 초반 애를 먹기도 했다.

한 일선 과장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5월12일 전)에 세무서를 찾아 신고를 도와달라는 이들이 있었다"며 "이분들을 돌려보내는데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 모르고 왔다지만 헛걸음을 하게해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년과 마찬가지로 금융소득(연 2000만원 이상) 종합과세 신고 대상자는 세무서에서 신고를 대신해 주지 않고 있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납세자가 고성을 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한 일선 세무서 과장은 "금융소득 신고 대상자가 세무서를 방문해 안 해줄 경우 생떼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며 "금융소득 대상자와 고액의 임대소득자들은 양심적으로 세무대리인을 통해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