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야 "'메르스 전쟁' 감당하고 통합형 총리 되겠나"…집중 '질타'
8일 국회는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변호사 시절 담당 사건에 대한 자료 제출 미흡 문제와 병역비리 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이날 황 후보자는 국가적 위기로 불리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 늑장 대처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제 때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해 눈길을 모았다.
황 후보자는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정부의 초기 대응 무능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관계부처와 민관 대책 회의를 주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기 대처는) 담당 부서에서 맡았는데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불안이 높아지니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총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일각과 야당이 이달 예정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연기할 것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의 질의에 "지금 현안에 대해 정부가 잘 챙길 수 있도록 최선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은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메르스 사태 준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전시 중에 전시사령관이 현장을 떠나겠다는 건데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황 후보자는 "'국회법 위헌 소지'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누가 조언했느냐"는 은 의원의 질문에 "위원(은 의원)께 답한 것과 같은 말씀을 (대통령께) 드렸다"고 답했다.
앞서 황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서면 질의에서 세월호법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 권한을 명시한 국회법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은 의원은 "'청와대가 제정신이냐'고 언론들이 비판할 정도로 국회법에만 집중했다"면서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회법 개정, 위헌소지'라는 내용의 서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종용했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OECD 각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른 것에 대해 은 의원인 '황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인가'라고 황 후보자는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가 그에 따라 행동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은 의원은 황 후보자를 향해 "국회법 개정에 대통령이 몰두하도록 보고하고 최경환 부총리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총리 후보자가 '메르스 전쟁'을 감당하고 통합형 총리가 될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 박 대통령 "메르스 방역대책, 전문가들에게 전권 부여"
박근혜 대통령은 8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 정부 방역대책과 관련해 방역대책본부 전문가들에게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정부 방역대책과 관련해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첫 번째로는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방역대책본부에서 전문가들이 전권을 부여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 분들이 전권 부여를 받고 즉각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해서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감염 경로를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 연결고리를 완벽하게 단절하는 것, 그리고 추가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변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 중심으로 즉각 대응팀을 만들어 여기에 전권을 줘 신속하게 앞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확실한 접촉 차단을 위해서 자가 격리자에 대해서 1대 1 전담제를 실시하는데 일부에서는 이게 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행정자치부를 향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접촉차단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방역 외에 대응도 범국가적으로, 범정부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가 격리의 경우 생활 지원책과 어린이집 장기 결석 시 국고지원 축소 등에 대한 대책, 학교 수업 손실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관계 부처가 신속히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 소비 위축 등을 우려하며 "경제적인 면에서의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고 이겨내는 것도 메르스 사태의 완전 종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상황실에는 최 부총리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박인용 국민 안전처 장관,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해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최보율 한양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종구 서울대 대외정책실장 등 민간 방역전문가 등이 배석했다.
